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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대선]한국엔 지역감정, 미국엔 인종차별 논란

Los Angeles

2008.01.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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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바마 의원측이 흑백 갈등을 부추기는 선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의원도 물러서지 않고 "힐러리는 킹 목사의 역할을 평가절하한 것으로 느껴지는데 그런 말을 해 놓고 마치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것처럼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반격했다.

이어 1984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제럴딘 페라로(여)와 흑인대상 TV 방송망 설립자인 흑인 로버트 존슨까지 나서서 힐러리를 옹호했고, 특히 존슨은 오바마의 마약 복용 전력을 들먹이자 양측간 설전은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됐다.

상황이 이처럼 걷잡을 수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자 진보성향의 워싱턴 포스트(WP)도 사설을 통해 "왜곡과 빈정거림을 즉각 중단하라"고 민주당의 분열상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신문은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여성 대통령 탄생의 기대가 높지만 양 진영간 인종 논란은 이런 역사적 기회를 망칠 수도 있다"며 오바마와 힐러리 모두에게 이성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의 전개 과정을 반추해 보면 클린턴 부부가 '오바마 돌풍'을 의식, 인종문제를 슬쩍 이슈화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담대한 희망'과 변화와 대통합의 전도사로 나선 오바마측의 대응도 적절치 못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아닌 게 아니라 힐러리가 성차별의 유리벽을 깨기 쉽지 않은 것처럼 오바마도 궁극적으로 인종차별의 높은 벽을 실감할 가능성은 엄존한다.

일부 선거전문가들이 인종 문제가 불거지면 결국은 힐러리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미국은 아직도 백인이 다수이고, 주류인 사회이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14일 네바다주를 방문, "이런 선거운동은 결국 서로를 패배자를 만들 수 있다"며 "힐러리, 에드워즈는 모두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민주당원"이라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도 이런 저변의 기류를 읽은 때문으로 보인다.

한미 공동의 정치적 과제인 지역감정과 인종차별 논란이 새 정부 출현과 함께 막을 내릴 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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