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잭팟에 당첨됐다는 내용 밑에 첨부되어 수신자를 유혹하는 이메일내용중 이전에 당첨된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준다. 누군지 알 도리가 없다.
어느날 이메일로 엄청난 금액의 로토가 당첨됐다는 것이 온다. 물론 난 그런 로토를 산적도 없다. 더군다가 그런 로토가 있는 줄도 몰랐다.
이메일엔 구체적인 넘버와 그럴듯한 금액이 적혀 있다. 아래는 더 믿겠끔 나보다 먼저 당첨돼서 대형 수표를 받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사진속에 나를 보고 웃고 있다.
이를 어쩌나. "나에게도 행운이…"라는 말과 함께 답장을 보내야 할까. 물론 중앙일보 이라이프 독자들은 절대 답장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나이지리아 사기란
왜 이런 사기가 나이지리아 사기(Nigeria Scam)이라고 불리운다. 로토가 당첨됐다거나 당신에게 큰 커미션을 줄테니 거액을 반출하는데 도와달라는 내용이다. 특히 그 금액이 엄청나서 처음 받는 사람들은 황당하고 믿지 못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간단하게 지워버리지만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에 가볍게 답장하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도 있다.
이런 호기심을 가진 혹은 '아니면 말고'를 노리고 이런 이메일이 기승을 부린다. 어쩔땐 하루에도 몇개씩 오고 며칠간 한번도 안오기도 한다. 잭팟은 금액이 크지 않다. 몇십만달러에서 몇백만달러다. 하지만 반출은 다르다. 3200만달러 2650만달러 등 금액이 크다. 여기에서 10~30%를 커미션으로 준다고 꼬신다. 따져보면 32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에 달한다.
▷문화적 배경과 특징
그러면 왜 이런 메일이 서부 아프리카에서 많이 날라올까. 우리야 검은 대륙이라고 잘 알지 못하지만 나이지리아 인근이 옛날부터 무역이 크게 번성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물론 무역과 장사꾼 사기꾼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오죽하면 국무부 홈페이지에 이런 나라를 여행할때는 특히 조심하라고 당부할 정도다.
이렇게 이메일로 오는 사기가 이전의 나이지리아 사기의 온라인판인 것이다.
그럼 이렇게 전세계에 스팸 메일을 보내는 한가한 사람들이 그곳엔 그렇게 많을까.
우리 잣대로 보면 한심한 사람들이지만 '사기꾼'들에겐 분업도 잘되고 꽤 수익성 있는 사업이다. 나이지리아도 한국식 '대포폰'도 많고 금융실명제 같은 것이 없어서 마음껏 구좌 만들었다 없앴다 할 수 있다. 아울러 사기당했다고 찾아가면 육체적 피해도 당할 수 있을 만큼 치안도 형편없다.
한쪽에선 전세계에 이메일을 보낸다. 하루에도 수억통. 그중 0.0001%라도 답장이 오면 이것에 친절한 답장을 해주는 팀이 있다. 만약 잘 안넘어오면 설득하는 설득팀도 있다고 한다. 최근 보도된 보이스 피싱이 조직범죄이듯 나이지리아 사기는 조직 범죄다.
▷전개 과정
피해를 당하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이쪽에서 연락을 하면 로토의 경우 수수료를 반출의 경우는 락을 푸는 비용이 필요하다는 등의 금전을 요구한다. 그런데 1000만달러 버는데 수수료 몇만달러 보내는게 대수인가. 친척에게 꿔서라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쪽의 정보를 이것저것 물어보고 몇가지 메일을 보내온다. 그리고 피해자가 송금하면?
간단하게 연락이 두절된다. 처음엔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그 사이에 다 바꾼다. 전화번호도 바꾸고 이메일도 닫는다.
▷피해 안보려면
처음 메일이 왔을때 자신이 탐욕적인지 아닌지. 자신이 제대로 인생을 살고 있었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로토의 경우 티켓도 안샀는데 당첨되는 것이 맞는 애기일까. 최소한 티켓은 사야 하지 않나. 자신은 모르는 어떤 사람이 친척인 척하면서 남의 돈을 커미션으로 받는다는 것이 정상적인 것일까.
무조건 메일을 휴지통으로 보내야 한다. 만약 순간의 착각으로 답장을 보냈다면 차라리 메일 구좌를 닫는게 낫겠다
다양한 사기 수법 '친척없는 거부돈 나눠먹자'
이메일을 읽어보면 기가 차는 내용이 많다. 가장 많은 것이 어떤 고객이 거액을 넣어놓고 갑자기 사망했는데 일가 친척이 전혀 없다. 친척인척해주고 나눠먹자가 대부분이다. 국가 기관의 공무원이나 심지어는 재무부서의 부서장 은행의 감사역 등등 사칭하는 자리도 다양하다.
발송 국가도 나이지리아는 물론 남아프리카 공화국 코트드봐르 필리핀 타일랜드까지 넓어졌다. 로토는 대부분 영국에서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인인 탓에 성과 이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이름을 써넣지 않고 무작위로 보내온다.
좀 더 지능적인 경우는 수년전 BBC닷컴에서 일어났던 사고를 인용하면서 그 주인공이 거액을 숨겼다는 등 그럴듯하게 보이려고 노력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