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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성사는 이웃사랑으로 완성'···'겟세마니 피정의 집' 배광하 원장 신부

Los Angeles

2009.06.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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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떡·포도주는 예수의 살과 피…받아 먹는 것만으론 의미없어
미사때 사제가 '이것은 내 몸이다 이것은 내 피다'라는 말로 축성하는 순간에 평범한 밀떡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가톨릭 신자에게 있어서 이것을 믿는 것은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 지난 주 성마태오 한인성당(주임신부 정 브라이언)에서 '성체성혈신심 특강'을 마친 한국 '겟세마니 피정의 집'의 배광하 원장 신부에게 가톨릭의 성체성혈 성사(이하 성체성사)에 대해 들어 보았다.

개신교나 불교 신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성당에서 미사때마다 밀떡 같은 것을 신자들이 받아 먹는 모습이다. 이것을 성체성사라 한다는데 어떤 의미인가.

"가톨릭에서 가장 중요한 전례가 바로 미사다. 미사는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씀의 전례와 바로 성체의 전례다.

성경적인 근거는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이 제자들 앞에서 빵을 들고 '이것은 너희를 위해 내어 줄 내 몸이니 받아 먹어라'하셨고 포도주는 '내 피니 받아 마셔라'고 하신 다음에 실제로 제자들에게 나눠 먹이셨다. 그리고 '(앞으로) 나를 기억하여 (그대로) 행하라'고 분부하셨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에서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의 분부를 받았던 제자 즉 오늘날의 사제들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때의 최후의 만찬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사이며 성체성사이다."

-초대교회서도 이렇게 했는가.

"물론이다. 다만 형식이 다를 뿐이다. 교회 초기 때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일요일) 신자들이 집에서 갖고 온 빵과 포도주를 함께 나눠 먹음으로써 최후의 만찬을 재현했다. 이때 음식의 일부를 떼어 가난한 이웃 몫으로 남겨 두었다. 단순히 밀떡과 포도주를 받아 먹는 것에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수님의 유언대로 '나를 기념하여 (이웃사랑으로) 행할 때' 비로서 완성된다."

-예수님의 살과 피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는다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사제들 중에도 믿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8세기 이탈리아 린치아노의 수도원 소속의 한 신부 역시 자신의 입과 손으로 '이것은 예수님의 살과 피'라며 미사를 드리지만 의심을 품었다.

어느날 신자들 앞에서 밀떡과 포도주를 들어 축성하는 순간 하얀 밀떡이 살로 포도주가 피로 변하는 것을 목격하고 놀라 신자들에게도 제대로 올라와 보라고 했다. 신자들도 살과 피임을 목격하고 놀라움과 두려움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했다."

-실제로 예수님의 살과 피였는가?

"수도원에서는 이것을 보관했는데 썩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자 거의 800년이 지난 16세기 때 관할 주교에 의해 정식으로 조사가 시작됐고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이라고 인정을 했다."

-그래도 안 믿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참 오묘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을 아시고 1970년에 성당을 맡고 있던 수사 신부들이 과학적 조사를 요청하게 했다. 결과 실제로 살점(심장 부분)이고 살점과 같은 혈액형의 피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도 이탈리아 린치아노 성당에 그때의 성체와 성혈이 모셔져 있나?

"이 일로 인해 신자들의 성체신심이 강화됐고 전세계에서 지금도 찾아드는 성지의 하나다. 이 곳 한인 신자 중에도 다녀온 사람들이 꽤 있을 것으로 안다."

-결론으로 신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성체와 성혈을 먹고 마셔야 하나.

"사과를 먹으면 결국 소화되어 내 몸이 된다. 미사 때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먹고 마시는 우리 역시 조금씩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다. 예수님은 누구신가? 목숨까지 다 내어 준 사랑이시지 않는가. 성체와 성형을 영할 때 '아멘'이라 신자들이 말하는 것은 '당신처럼 나도 이웃에게 내어 주겠습니다'는 약속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을 기념하는 참다운 성체성사이다."

글.사진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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