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따라 계곡따라 '단풍 풍경속으로…' 웨스트 버지니아 단풍기차
단풍은 가을정취의 하일라이트다.온산을 붉게 태우는가 하면 가까운 동네숲속까지 온통 파스텔톤의 때때옷을 입힌다. 붉게 타오르는 적단풍에서부터 화려한 핑크빛 벚나무, 단아한 노랑색 참나무 호도나무 등이 어우러져 울긋불긋한 색채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워싱턴 일원에서 손꼽는 단풍명소로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포토맥강 지류와 메릴랜드주의 컴버랜드 지역이 으뜸이다. 특히 산림이 80%이상을 차지하는 웨스트 버지니아는 빛깔곱고 풍성한 단풍으로 인해 해마다 이맘때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바쁜 삶으로 인해 가을 여행을 아직 다녀오지 않았다면 자연이 차려준 색동파티에 지금이라도 참여해보자. 또 돌아오는 길에 워싱턴근교 농장에 들러 요즘이 제철인 사과피킹이라도 한다면 기쁨은 두배. 눈으로 만끽하는 가을여행과 과일을 맛보는 미각여행을 동시에 즐길수 있으니 말이다.
■포토맥 이글 단풍기차= 웨스트 버지니아 롬리역에서 출바하는 포토맥이글 단풍열차(www.potomaceagle.info)는 10월6일부터 27일까지 하루 한 두차례씩(월~금 오전11시30분 출발, 토 오전10시 오후 2시, 일 오후 2시) 특별운행 된다. 기차는 무어필드까지 갖다 오는 3시간 코스.
기차는 좌석이 따로 없지만 대개 객실에 앉아간다. 대개 맨 앞칸을 오픈객차로 운영하기때문에 바람이 쌀쌀하지만 않다면 이곳에서 가을의 운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차창밖으로 길게 이어지는 육중한 산과 나란히 흐르는 포토맥강. 단풍이 산 능선위에서부터 불질러 내려오다 아래의 고즈넉한 강물을 만나 수면위에 다시 제모습을 드러낸다.
단풍색은 웨스트 버지니아, 특히 강가처럼 일교차가 큰 곳이 더욱 아름답고 선명하다.
이곳의 단풍은 본국의 단풍과는 약간 다르다. 예컨대 설악산의 선홍색 오색단풍, 월악산의 당단풍, 내장산의 애기단풍, 그리고 지리산 피아골의 피빛단풍에 비하면 이곳 단풍의 색깔은 단아하고 수수한 편이다. 아무리 절정기라도 색깔이 그리 강하지 않다. 미국 산림의 특성상 상록수들이 많아 푸른빛 감도는 몽실몽실한 단풍이 되지 않았나 싶다.
포토맥 이글 기차여행은 미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단풍열차 유람코스다. 깨끗한 자연풍광도 볼거리지만 기차가 출발하는 롬리는 파란의 역사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롬리는 웨스트버지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타운. 1762년 영국왕족 토마스 페어팩스경이 당시 인디언방어요새인 포트 피어셀에 도시를 세운뒤 롬리로 명명했다. 남북전쟁때는 산악지대인 무어필드와 롬리 사이가 전략의 요충지가 돼 남군과 북군이 전쟁을 치르며 교대로 점령하는 바람에 현재까지도 상처를 간직한 역사유물이 곳곳에 남아있다.
여행 도중에는 ‘미국의 나라새’인 흰머리독수리 서식지를 지난다. 나들이객들은 미리 준비해온 망원경으로 하늘높이 나는 독수리를 관찰하느라 여념이 없다.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는 1782년 세계최초로 나라새로 지정된 조류로, 1천피트 상공에서 고공비행하며 순식간에 낙하해 물고기나 포유류까지도 잡아먹는다. 몸길이는 대개 90센티~1미터정도.
기차가 느릿느릿 시카모어 브릿지를 지난뒤 롬리역으로 다시 회귀한다. 여행객들은 오며 가며 보는 방향에따라 대자연의 단풍쇼를 다시 한번 즐긴다.
포토맥이글 이용요금은 어른 40불(3-4시간), 어린이 10불(6세이하 무료)이다.
▶가는길:I-66 West로 한시간여 달리다 I-81 North로 갈아탄 뒤 루트37 North-루트50 West로 길을 바꿔 한시간 정도 더 달리면 롬니역에 도착한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