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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부모의 애정 결핍 현상

New York

2010.06.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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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뉴라이프 정신건강 상담클리닉 디렉터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부모와의 감정적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에 섭섭한 마음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아버지들이 많다.

이는 아이들의 학력과 지력 발달 위주의 교육과 가정에서의 애정 결핍 현상의 산물로 여겨진다. 자녀들은 사랑과 상처를 동시에 받아 부모를 경계하면서 공경하기도 한다. 심하게는 부모와의 대화를 아예 단절한 성인자녀들도 꽤나 있다.

전문직으로 성공하기는 했지만, 은퇴를 앞두고 우울증세로 고생하는 한 아버지. 자녀들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것이 그의 우울증 원인 중의 하나. 아이들의 일류 대학 졸업과 대학원 진학으로 가슴 뿌듯하였으나, 점점 자기를 더 어려워하며 멀리한다고.

하루는 한 아이가 대학원 진학 후 성적이 좋지 않아서, 학비 보조를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전화로 호통을 쳤더니, 아이가 집으로 당장 돌아와 크게 반항하더라고 했다.

아빠의 도움이 이제는 필요 없다고 하며 화를 내면서 대어들었다고. 항상 아빠는 자기가 공부 잘하기만을 원했지, 자기의 심적 고통을 이해해 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아이의 말이 계속 자기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고 했다.

다른 한 아버지도 아들이 대학 진학으로 멀리 집을 떠난 후, 자기를 아예 보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그 아버지는 분한 마음이 더 생겨 그 아이를 아예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심 아이와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대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고 고심했다.

위의 두 아버지 모두가 자녀의 양육 과정에서 근엄하고 지적인 아빠들로 자신들의 부족한 애정 표현을 인정했다.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면 성공한다는 논리가 앞서서 애정 관계를 소홀히 했다고. 아이들이 자기들을 차갑게 여겼을 것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모두 스스로 애정을 표현하는 아빠가 되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힘들었다고 한다. 솔직히 속에 있는 감성 표현을 할 줄 모른다고 하면서, 자신의 부모님으로부터도 애정 나누기를 보고 배운 것이 별로 없다고도 실토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도 했다. 나름대로 자녀들과의 애정 관계를 발전시켜 보려고 하지만, 스스로 어색하기도 하고 자녀들이 경계하면서 수용하지 않아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애정 표현 등의 감성적 관계 발달은 가족 구성원간의 신뢰형성에서 시작된다. 부모들이 아이의 부족한 면과 잘못하는 것으로 인해 불안해질 수 있다. 아이가 더 잘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은 아이의 뒤를 더 추적하게 한다.

이에 아이들은 항상 감시 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자녀들이 순응하지만, 속에는 부모와 권위에 대한 저항의식이 형성되어 경계하는 태도가 생겨 결국 부모와의 감정적 거리를 두려고 한다.

아이들의 감성 발달적 측면에서 제언한다면, 어려서부터 감성이 담긴 건강한 만화영화나 인간미가 넘치는 영화나 책을 읽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소한 부모들이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는 있을 것 같다. 같이 보고 나눈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또 포옹이나 뽀뽀 등의 스킨터치를 나누는 것도 유익하다. 강아지가 주인에게 좋아서 달려드는 감정 같은 것을 길러 줄 수 있을 것이다. 주의할 것은 감성이 너무 지나쳐 버릇이 없을 경우, 화를 내면서 지나치게 혼내지 말고 따뜻하게 한계 설정을 하고 또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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