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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언의 맛세상-22] 베트남 샌드위치…바게트+파테+실란트로=‘반미’

이렇게 무더운 날엔 아무 것도 하기싫다. 하지만 먹고는 살아야 한다. 모두가 귀찮은 날, 점심 때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반미(Banh mi)’ 즉 베트남 샌드위치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은 통치 기간 프랑스식 바게트 빵을 로컬 스타일로 바꾸었는데 그것이 바로 ‘반미’이다.

베트남식 바게트, 반미는 밀(wheat)이 아니라 쌀(rice)로 만든다. 그래서 딱딱하지않고 ‘바사삭’ 소리가 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데 그 맛과 소리가 일품이다.

그 맛엔 묘한 중독성이 있는데다가 한끼 식사로 대체할 수 있는 간단저렴한 점심 해결책으로 많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최근엔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반미는 파테(pate)로부터 시작한다. 오븐에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를 반으로 가른다. 이때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한쪽만 연다. 빵 한면에는 닭이나 돼지 간으로 만든 파테를 얇게 바른다.

다른 면엔 마요네즈를 바른 뒤 햄, 고추, 고수(실란트로), 오이, 베트남 액젓, 그리고 시큼달콤하게 절인 당근과 무채를 곁들어 즐긴다.

반미의 인기가 많아진 요즈음엔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반미가 있다. 반미의 종류를 알아본다.

차루아=가장 기본적인 반미. 간 돼지고기를 바나나 잎에 싸서 스팀한 뒤 블락의 햄을 슬라이서에 앏게 썰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로니 햄처럼 되는데 그것을 속에 넣는다.

텟누=말 그대로 차갑게 식힌 고기. 소금같은 것에 짭잘하게 절인 돼지고기를 기름과 함께 겹쳐서 익혀낸 뒤 그걸 식혀 얇게 썰어낸 것을 말한다. 이것도 아주 기본적인 반미라고 볼 수 있다.

지오투=한국식으로 머리 눌림이다. 돼지 귀, 힘줄, 껍질, 기름, 그밖의 다른 머리고기를 돌돌 말아 프로세스한 뒤 그것을 썰어 서빙한다. 약간의 도전을 추구하는 미식가에게 권한다.

닥 비엣=하우스 스페셜, 즉 콤비네이션 반미. 파는 곳마다 다르겠지만 그집에서 가장 자신있는 재료를 합쳐 서빙하는 것이다. 하지만 머릿고기가 들어갈 수도 있으니 원하지 않는 분은 조심해야 한다.

까모이=정어리 반미. 보통 통조림 정어리를 사용한다. 요즘 들어 인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좀더 강렬한 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바삭거리는 빵과 부드러운 정어리의 어울림이 나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렇다는 것.

쭝치엔=계란으로 만들어진 샌드위치. 보통은 스크램블이나 오믈렛 스타일로 많이 서빙되는데 가끔은 양쪽을 바짝 익힌 서니사이드 스타일로 서빙하기도 한다. 아침식사로 안성맞춤이다.

기타=베트남 스타일 그릴 돼지(텟눙), 돼지고기 패티(넴눙), 그릴치킨(갸눙), 바베큐 돼지고기나 소고기(텟 보눙) 등이 있고 이것들은 일반인들 좀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류다.

요즘 들어 정말 이 샌드위치가 자주 생각난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에 그 고기맛을 가볍게 해주는 오이, 당근, 무 절임, 마지막으로 미묘한 맛을 내주는 실란트로와 느끼함을 막아주는 고추의 매운 맛, 마지막으로 감칠 맛을 향상시켜주는 파테와 마요네즈 그 위를 감싸고 있는 바삭한 바켓의 궁합은 입맛 없고 귀찮은 요즘 같은 날 더욱 더 찾게 된다. 또 주말 피크닉에 색다른 음식으로도 적합한듯하다.

주언 생각=매번 다른 스타일의 반미를 접해보곤 하는데 매번 먹을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다. 특히 그릴 돼지나 바베큐 돼지, 패티 또는 소고기 반미를 먹을 때면 어디선가 낯설지 않는 달콤한 감칠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 것은 한국 돼지갈비나 떡갈비를 이용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완전한 한국 음식은 아니지만 밥보단 빵에 익숙한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이런 아이템을 이용하면 요즘 우리가 추구하는 한국음식 세계화에 조금이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맨해튼에서 반미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체인점 ‘파리 샌드위치(Paris Sandwich)’다. 차이나타운에 두 곳(213 Grand St. 113 Mott St.)이 있다.

김주언씨는 요리학교 CIA 졸업 후 노부와 크리스털 크루즈, 불레이, 뉴욕의 톱 프랑스 레스토랑 ‘퍼세(Per Se)’에서 요리사로 일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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