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밥'은 옛말, 군대 식사 고영양 '건강식단'으로 탈바꿈
미 육군, 잘못된 식습관 교정
병사 비만·질병 예방 위해 조치
소다를 마음대로 뽑아 먹을 수 있었던 음료수대를 치우고 그 자리에 우유와 주스를 공급하는 분배기를 설치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또 흰 빵과 파스타를 대신해 각종 곡식이 고루 들어간 전곡 빵이 지급되고 있다. 두말할 것 없이 흰 밀가루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미주리 주 포트 레너드 우드의 육군 훈련소 식당의 식사 시간 풍경은 휴식이 아니라 훈련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훈련병들은 조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배식판을 들고 줄지어 밥을 타 먹는다.
훈련병들은 갖은 메뉴 가운데 건강 메뉴들을 집어 들기 위해서는 눈에 띄기 쉬운 색깔로 만들어진 표식을 따라가면 된다. 과일은 후식이자 대표적인 건강 메뉴인데 만일 식판에 훈련병이 과일을 조금만 담으면 즉시 조교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충분한 양을 집으라는 명령이다.
훈련병의 식습관 개선에 대해 미 육군 훈련 사령부의 마크 허틀링 소장은 "국가적인 비만 문제는 사실 군대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민간에서 잘못된 식습관을 군이 교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입대 병사들의 비만과 이에 따른 체력저하 질병 등으로 고민을 거듭해 온 군은 최근 들어 수십 년 만에 식단과 식습관의 일대 개혁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육군은 "최근 시작한 구내 식당의 식단 개선은 '병사 운동선수' 양성을 목표로 한다고 얘기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즉 병사들을 전문 체육인 그 가운데서도 엘리트 운동선수에 맞먹는 체력을 갖추도록 하자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육군이 일류 트레이너와 식이요법 전문가 컨디셔닝 코치 등을 동원해 이번 식단을 개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훈련소 조교들은 기존 프로그램에 더해 이제 훈련병들에게 이제 1시간짜리 '건강한 식사' 교육을 추가해 실시한다.
식단 개선을 포함한 새로운 건강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곳은 현재 육군이 직접 관할하는 훈련소에 국한 돼 있다. 그러나 공군과 해군 주 방위군 등도 육군의 이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전군에 걸쳐 건강 식단 건강 체력 훈련 프로그램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일 포트 레너드 우드의 육군 제 787 헌병 대대의 구내 식당에서 공개된 병사들의 식사 장면은 확 달라진 병영의 식사 시간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병사들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열량 과다 식품을 피하는 대신 고영양 식품 고단백 식품 등을 꼼꼼히 골라 먹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간 미군 병사의 식단은 민간의 관점에서는 잘해야 평균 수준 정도의 메뉴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비만이나 성인병 등을 염두에 두고 식단이 구성된 것이 아니었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시리얼과 비스킷 열량이 넘쳐나는 소시지 등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이들 음식들은 군대 식당 메뉴에서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 코티지 치즈와 해바라기 씨 살사 요거트 그라놀라 바 등이 대신 집중적으로 공급되는 방향으로 군인들의 식탁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훈련병과 매일 코를 맞대고 사는 한 육군 훈련소의 관계자는 "대략 5주 정도의 시간이면 달라진 식단의 효과를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체력 향상은 물론 정신적으로 훨씬 명민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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