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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가문 차세대 선두주자 헨리 포드 3세…"포드 가치는 가족…유산 이어가기 위해 일한다"

한국인 가족중심 사고 방식 포드와 닮아…가문 이름 붙은 모든 차에 책임감
안전·승차감·디자인으로 승부…현대차 연비 파문 해결, 고객들이 지켜 볼 것

"내가 이어받고 싶은 유산은 가족이라는 최고 가치입니다."

이름을 1세 2세 3세로 짓는 것은 그 가족만의 자부심을 뜻한다. 전통이 이어져 가기를 바라는 조부와 아버지의 뜻이 깃들여있다.

헨리 포드 3세(32)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동차 포드(Ford) 창업주 헨리 포드의 5대 적손으로 가문 내 차세대 선두주자다. 헨리 1세의 외아들 에셀 포드(1943년 작고)의 장남 헨리 포드 2세(1987년 작고)가 그의 할아버지다. 아버지 에셀 포드 2세(64) 역시 집안의 장손으로 현재 이사회장직을 맡고 있고 그의 삼촌 윌리엄 클레이 주니어 포드(55)가 그룹 회장이다.

13일 풀러턴의 맥코이 밀스 포드 딜러 창립 75주년 행사에 참석한 그를 만났다. 대단한 배경답지 않게 그의 경력은 독특하다. 영문학과를 나왔고 2년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한 뒤에서야 2006년 포드에 입사했다. 그 후 경영수업도 강하게 받고 있다. 딜러 판매직원부터 시작해 노조 협상부서를 거쳤다. 성격은 "여자친구가 있다"고 공개할 정도로 개방적이면서도 "가족이 최고 가치"라고 보수적인 면도 갖고 있다.

의견을 말할 때는 재벌 5세의 격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진솔하고 감성적이었다. 이날 150여 명의 청중들 앞에서 그의 첫마디는 팔을 다친 딜러 사원에 대한 안부였다. 그가 반복해서 사용한 단어는 가족 책임 생산성이었다. 인터뷰 중 불쾌할 수 있는 몇몇 질문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노련함도 보였다. 포드 가문과 포드사의 미래 경쟁자 현대의 연비 과장표기 문제까지 그의 생각을 들었다.

글 사진=정구현 기자

-뻔한 질문일지 모르겠다. 어떤 차를 모는가.

"포드 뿐이다(웃음). 출퇴근할 때는 에지(Edge)를 몬다. 회사 차다. 개인 차는 1970년형 브롱코와 2008년형 머스탱이다. 포드차는 튼튼하고 멋있지 않나."

-학부(다트머스대학) 전공이 영문학이라고 들었다.

"수학을 선택했다가 바꿨다. 나는 수학가는 아니더라. 글쓰기와 독서를 좋아한다. 영문학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기술이자 배경이다. 열린 마음으로 공부하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 중학교 교사가 됐다. 교사직이 도움이 됐나.

"대학 다니면서 교육에 관심이 생겼다. 누군가의 인생을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매력적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에너지는 무궁무진하다. 교사는 그 에너지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집중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 내가 포드에서 해야할 일과 다르지 않다."

-일할 필요가 없는 부잣집 아들이다. 왜 일을 하는가.

"유산(legacy)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포드의 가치는 가족이다. 포드 가문만이 아니라 20만 명 직원들의 가족 모두에 책임이 있다. 많은 직원이 아버지 어머니 삼촌의 뒤를 이어 포드에서 일하고 있다. 포드는 가족이 만들고 만들어가는 회사다. 내가 이어받고 싶은 유산이다."

-포드가에 가훈이 있나.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고 즐기라고 교육받았다. 부모님은 한 번도 내게 포드에서 일하라고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으셨다. 내 결정을 항상 존중해주셨다."

-결혼했나.

"아직 미혼이다. 여자친구는 있다. 교사다."

-사귀기 전에 포드 패밀리라고 말했나.

"말 안 했다. 만나고 몇 주 지나서 말했는데 반응이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저 '좋네(cool)'했을 뿐이다. 달라진 게 없다."

-'온실 속의 화초'같다는 세상 시각이 있다.

"누구나 자라온 배경마다 나름대로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있다. 중요한 점은 어떤 심장을 가지고 있느냐다."

-2년 전 한국에 다녀왔다. 어땠나.

"첫 방문이었다. MIT 대학원생 자격으로 초청받아 1주간 머물렀다. 청와대 삼성 현대 등등 여러 곳을 가봤다. 한국 국민은 아주 열심히 일하는 겸손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다. 가족 중심의 사고방식이 포드와 닮았다."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면.

"뉴욕에서 비행기를 타서 13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뭘 좀 먹으려 식당에 갔다. 미국 사람들이면 대부분 그렇듯 시리얼이나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식사를 원했는데 생선 머리 수프(매운탕)가 나왔다. 생선 머리가 국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데 깜짝 놀랐다.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맛있게 먹긴 했지만 인상적이었다."

-포드 입사 후 보고 느낀 점은.

"2006년 처음 입사해 자동차노조(UAW)와의 협상팀에서 일했다. 다들 그렇듯 당시 회사는 힘들 때였다. 많은 손해를 보고 있었고 생산 단가는 치솟을 때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 값진 경험을 했다.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고민했고 견뎌냈다. 포드에는 헌신적이고 똑똑한 직원들이 많아 행복했다."

-현 회장인 삼촌은 어떤 사람인가.

"겸손하고 진솔한(very down to earth) 똑똑한 리더다. 2006년 전문경영인(앨런 맬러리)을 고용할 때 큰 용기를 보여줬다. 자존심을 버리고 스스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다. 그 과정에 박수를 보낸다."

-포드 패밀리의 지분이 40%다. 너무 많지 않나.

"전세계에 사려깊은 가족들이 경영하는 대기업들이 많다. 도요타나 나이키 등등. 포드 가족은 회사에 소중한 자산이다.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에 포드 가족이 필요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알고 이해하고 있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패밀리가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지 않나.

"포드의 모든 차에는 우리의 이름(Ford)이 붙어있다. 누구나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갖지 않나. 절대 위험에 빠트릴 수 없는 가치다."

-미래의 가장 큰 적이라면.

"적이라기 보다 모두 경쟁자다. 도요타 GM 폭스바겐 현대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포드 차의 장점은.

"포드에서 차를 만들 때 4가지 원칙이 있다. 품질(quality) 안전(safety) 첨단기술(technology) 디자인이다. 고객들은 안전한 차를 원하는 동시에 승차감이 좋고 보기 좋고 경제적이길 원한다. 우린 모든 차량에 이 4가지를 쏟아 부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포드의 미래차량은.

"포커스나 퓨전은 세계적인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작고 빠르고 경제적이고 가치 높은 차다."

-현대에 대해 평가한다면.

"현대는 대단한(terrific) 회사다. 특히 미국에서 지난 10년간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고객의 소리를 듣고 무엇을 원하는 지 이해하려 노력했다. 소나타 엘란트라는 디자인도 좋다."

-최근 현대의 연비 과장표기가 문제다. 해결책은.

"내가 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말했듯이 현대의 장점은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어떻게 해결하는 지 고객들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 언론이 당신을 가식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본인은 야심가인가.

"그렇다. 그러나 경쟁 구도에서의 야심가는 아니다. 함께 일하는 회사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도움이 되고 싶다."

-본인은 경영인으로서 몇 점인가.

"(웃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글쎄 B정도만 받아도 좋겠다. 아직 배울 것이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열심히 하고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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