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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눈앞에서 거미줄이 휙~ 3D가 아닙니다

New York

2013.07.2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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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의 만남
<7> 스파이더맨
거미줄을 쏘아대며 빌딩 사이사이를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 이를 영화와 뮤지컬로 옮긴다?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영화로도 그렇고, 뮤지컬로도 그렇다.

종이 위 상상의 나래를 펼친 원작자 스탠 리의 만화(1962년 시작)를 영화화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제작비'였다. 장면마다 '돈'인 영화 아닌가. 90년대 제임스 카메론 감독,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스파이더맨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판권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2000년대에 들어서서야 영화화가 가능해졌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2002)'이다. 이후 2, 3편에 이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리부트까지 하며 성공을 이뤘다.

그러다 2011년 스파이더맨은 브로드웨이 사상 최고 제작비(7500만 달러)를 들여 '록뮤지컬'로 변신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영웅, 줄리 테이무어와 록그룹 U2의 보노와 에지가 뭉쳤다는 이유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됐다. 복잡한 스턴트와 프리뷰 기간 내내 이어진 스턴트맨 사고 등으로 연일 화제에 올랐고, 뮤지컬은 결국 브로드웨이 최장 프리뷰 기간(182회)을 거쳐 2011년 6월 14일 공식 오픈했다. 오픈 이후로도 줄리 테이무어와 제작팀 간의 소송 공방전 등 문제로 매번 이슈를 몰았다. 막상 공개된 작품은 시나리오와 음악 면에서는 다소 약하지만 시각적인 부분만큼은 관중을 장악했다.

◆뮤지컬 하이라이트= 더 이상 무대가 무대 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머리 위로 스파이더맨과 그린 고블린이 날아다니고, 스파이더맨이 쏘는 거미줄이 내 머리 위로 쏟아진다. 관객 위 허공과 발코니까지 무대로 적극 사용하는 이 뮤지컬은 '무대의 확장'이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만하다.

따라서 좌석이 어디냐가 중요하다. 오케스트라 앞쪽 중간 좌석은 스파이더맨의 '웹'을 맛볼 수 있고, 양 옆 통로 인근에서는 바닥에 착지하는 스파이더맨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다. 다른 뮤지컬과는 달리 '랜딩 존(Landing Zone)'이라는 좌석이 있는 것 또한 특별하다. 관객 위를 화려하게 날던 스파이더맨과 악당이 착지하는 자리. 눈 앞에 떨어진 스파이더맨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야 할 수도. 플라잉 서클 양쪽 통로 앞자리와 오케스트라석 H열 양쪽 통로 자리 등이 랜딩 존에 해당된다. 공연 웹사이트로 가면 각 자리에서 공연을 봤을 때 어떤 모습일 지 보여주는 영상이 마련돼 있다.

'입체' 무대 디자인 또한 눈에 띈다. 중력의 한계를 벗어난 스파이더맨처럼 무대 세트도 관객의 시점을 다각화 시킨다. 크라이슬러빌딩·아파트 건물 꼭대기 위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듯하더니 이내 빌딩 꼭대기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는 시점을 선사한다. 만화 영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무대 디자인도 이색적이다. 비디오 영상을 적극 활용한 부분도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 하이라이트= 3편으로 마무리 된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그리고 현재진행형인 앤드루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영화에서 나오는 '스파이더맨 키스'는 로맨틱한 명장면에 속한다. 거미줄에 거꾸로 매달린 채 내려오는 스파이더맨의 마스크를 살짝 벗기고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역)이 서서 키스를 하는 장면.

토비 맥과이어가 '어리버리' 피터 파커였다면, 앤드루 가필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쿨하고 거친 고등학생' 피터 파커를 연기했다. 마크 웹 감독이 메가폰을 맡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이전 영화에 비해 더욱 세련된 연출과 영상미가 돋보인다. 이 작품 또한 최소 3편 연작으로 이어진다고 예고됐다.

각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파이더맨 1편에서는 그린 고블린이, 2편에서는 닥터 옥토퍼스, 3편에서는 뉴고블린·샌드맨·베놈 3명이나 등장해 스파이더맨을 압박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리저드로 변신한 닥터 코너스가 도시 전체를 위협한다.

모든 스파이더맨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만화 원작자, 스탠 리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스탠 리는 스파이더맨 1편에서는 그린 고블린의 공격에 어린 여자아이를 안고 뛰는 노인으로, 2편에서는 젊은 여성을 구하는 노인으로, 3편에서는 방황하는 피터에게 조언을 하는 지혜로운 노인으로 나온다. 최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뒤에 리저드와 스파이더맨이 싸우는 것도 모르고 헤드폰을 쓴 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책을 정리하는 사서로 나온다. 내년 개봉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편에서도 그의 '깜짝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이주사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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