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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치면 목숨을 걸고 잡는다"…자바 철통경비 '한인 3인방'

Los Angeles

2014.06.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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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식·안원열·김영규씨 팀 맹활약
역할 매뉴얼 만들어 반복훈련
개장후 한번도 범죄피해 없어
신앙심 바탕으로 봉사도 앞장
2012년 4월 LA다운타운 자바 업체가 밀집한 샌 페드로 홀세일몰 옆 골목.

멕시코계 권총 강도가 베네수엘라 여성 쇼핑객의 돈가방을 뺏어 달아났다. 현장을 목격한 쇼핑몰 경비원 김영규씨는 무장 강도를 쫓아 무작정 달렸다.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강도가 달려오는 김씨를 향해 세 차례 총을 쏘면서다. 다행히 총탄은 빗나갔다. 김씨는 더욱 속도를 내 강도를 쫓았다.

소식을 듣고 출동한 경비팀장 장형식씨와 부팀장 안원열씨도 강도를 함께 추격하기 시작했다. 강도는 결국 가방을 버리고 도주하다 궁지에 몰려 체포됐다. 한인 경비원 3인방의 활약이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쇼핑몰 입주 상인들은 이들을 '샌 페드로의 수호 천사 3형제'라고 부른다. 1994년 쇼핑몰이 문을 연 이후로 단 한번도 범죄 피해를 입은 적이 없을 정도로 철통 경비를 자랑하고 있어서다.

쇼핑몰은 40만 스퀘어피트의 면적에 총 308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규모가 크다 보니 각종 절도와 강도 사건이 종종 벌어진다. 하지만 때마다 3인방을 비롯한 대원들은 현장에서 범인들을 직접 체포하면서 피해를 막고 있다.

입주업체 사장 제니 최씨는 "믿음이 간다. 이분들이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물건을 밖에 쌓아놓고 다른 일을 봐도 마음이 놓인다"라며 "그동안 헌신적인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비대는 보안 업체 윈 시큐리티 소속 직원들로 1996년부터 쇼핑몰 경비를 전담하고 있다.

'철통 경비'에는 비결이 있다. 올해로 16년 차 베테랑인 팀장 장씨를 중심으로 20명의 대원들이 체계적인 보안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장씨는 한국 해병대 수색대 출신으로 군조직 체계를 경비 업무에 접목시켰다.

또 14년 차인 부팀장 안씨, 11년차 김씨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면서 안정적인 체계를 갖췄다.

장팀장은 "사건 발생시 범죄자들의 도주로 차단, 검거 작전, 경찰 신고, 상인 및 쇼핑객 보호 등의 역할 분담 매뉴얼을 만들고 그대로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며 "또 교통 정리, 환경 정리 등의 임무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비대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도 한다. 방주교회 담임 목사인 김씨를 비롯해 20명의 한인 대원들은 모두 기독교 신자로서 주기적으로 모여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 경비대는 발달장애우 돕기 위한 마당 축제, 불우이웃 돕기 바자회 등 비영리 단체의 이웃돕기 행사에 동참해 성금과 각종 물품 기부로 이웃을 돕고 있다.

김씨는 "신앙을 중심으로 모든 대원이 이웃을 도울 때 또 보람을 느낀다. 서로를 믿고 일 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3인방의 목표는 은퇴하는 날까지 쇼핑몰의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는 것이다. 장 팀장은 "상인들과 쇼핑객들이 웃어야 우리도 웃는다.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 온 힘을 쏟겠다"며 웃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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