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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굿캅(Good Cop), 배드캅(Bad Cop)

유현지 기자

지난달 중순, 저녁식사를 위해 동네 ‘누들 앤 컴퍼니’ 식당을 찾았던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시 경찰이 서비스를 거부당했다.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선 제복 여경을 본 요리사는 “난 저것(경찰)을 위해 요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그 말을 들은 경찰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같은 달 댈러스에서도 레스토랑을 찾은 경찰 무리가 ‘그들의 존재가 손님들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착석할 자리를 안내받지 못했다.

경찰에 의한 민간인 총격 피살사건이 잇따라 전국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좋지 않다. 인터넷에 떠도는 혈흔이 낭자한 일반인 대상 경찰 총격 현장 영상들은 마치 경찰이 양의 탈을 쓴 늑대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경찰은 정말 공공안전을 저해하고 있는가?

2주 전 페어팩스카운티 경찰을 양성하는 크리미널 저스티스 아카데미를 방문했다. 교육생들은 총 26주, 992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이는 버지니아주가 지정한 예비 경찰 의무 교육 시간인 최소 480시간보다 2배 이상 긴 것으로, 교육 내용은 경찰 업무 관련 법 조항 등의 교실 수업부터 안전하고 정확한 총기 사용과 운전을 위한 실습 등이다. 훈련생들은 아카데미 졸업 후 담당 현장 트레이너와 직접 거리로 나가 10주간의 수습 기간을 거친다. 정식 경찰관이 된 후에도 직급과 상관 없이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아야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엄격한 경찰 양성 및 역량 개발 과정은 전국의 모든 경찰에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전국에는 1만8000개의 경찰 조직이 있다. 하나의 본부를 두고 갈라져 나온 지부가 아니라 서로 다른 행정구조를 가진 기관이다. 경찰 선발과 교육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다. 하물며 같은 교육을 받고 경찰이 된 집단 안에서도 진정으로 사람을 위하는 ‘굿캅’이 있는가 하면, 권력을 남용해 경찰의 가치를 훼손하는 ‘배드캅’이 있다.‘경찰은 이렇다, 경찰은 저렇다’고 일반화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페어팩스카운티라고 완벽한 건 아니다. 지난 10년 간 페어팩스에선 총 6명의 비무장 주민이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2013년 부부싸움 신고에 출동한 경찰에 사살당한 스프링필드 존 기어 사건은 공권력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경찰업무 특별조사위원회 발족을 촉발했다.

경찰의 손에는 평범한 가족들의 행복이 달렸다. 그렇기에 발포를 위한 손가락은 순간의 확신보다 무거워야 한다. 또 물의를 일으킨 몇몇의 개인을 일반화해 경찰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없어야 하는 만큼, 경찰이라는 직업이 상징하는 고귀함과 헌신 때문에 누군가가 분명히 저지른 과오가 필요 이상으로 이해되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아카데미 홍보 영상 속 교육생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지켜준 경찰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 또한 커뮤니티를 지키는 경찰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잇따라 발생하는 일부 경찰의 불미스런 행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찰은 매일 자신의 안전을 내놓고 봉사하고 있다. ‘공복(公僕)’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한 경찰은 여전히 ‘우리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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