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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어머니와 불안정한 애착 지금의 자아도취 트럼프 만들었다?

Los Angeles

2018.05.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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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fantastic)', '엄청난(tremendou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인터뷰에서 그의 모친인 메리 앤 맥러드 트럼프를 묘사할 때 썼던 용어다.

"매우 따뜻하고, 매우 사랑스럽다"고도 했다. 뒷받침할 일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모친을 우상화하는 경향은 그가 '회피 애착'을 보이는 증거라는 주장이 나왔다.

회피 애착은 심리학에서 나누는 애착 유형의 하나다. 유년 시절 어머니와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성인이 되어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친밀한 관계를 거부하는 등의 특성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심리학의 애착이론을 수년간 연구해온 저널리스트 피터 로벤하임은 지난 13일 폴리티코 매거진에 "트럼프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그가 어릴 적 모친과 형성한 가장 초기의 상호작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벤하임은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등 유명 신문과 잡지에 기사나 에세이를 게재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다음 달 그가 쓴 'The Attachment Effect(애착 효과)'란 저서가 출간될 예정이다.

로벤하임은 영국의 정신분석가인 존 볼비가 정립한 애착 이론에 따라 "어릴 적 부모와 형성한 애착이 향후 모든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의 유년시절을 곱씹어 보면 그는 모친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애착 손상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살핌을 받지 못한 유아는 대개 성인이 되어 두 가지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불안 애착과 회피 애착인데 트럼프는 후자에 해당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트럼프는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는데 그가 어린 시절 부친인 프레드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으로 바쁜 탓에 모친인 메리 트럼프가 5남매를 주로 양육했다. 그런데 모친이 트럼프의 동생인 막내를 임신하고 낳는 과정에서 심각한 합병증으로 수술을 여러 차례 받는 등 투병생활을 하게 됐고, 두 돌이 갓 지났을 무렵의 트럼프는 이로 인해 트라우마를 형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로벤하임은 또 트럼프가 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는 반면, 그의 가족을 잘 아는 지인들은 "트럼프가 아버지에 경외심을 느끼고 엄마와는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모친에 대해 아부성 발언을 쏟아내는 점은 회피 애착의 증거라고 로벤하임은 전했다.

로벤하임은 또 그가 자기 신뢰가 강하고, 과도한 성적 표현을 쓰는 것 등도 회피 애착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주변에 이렇다 할 친한 친구가 거의 없고, 세 차례 결혼했으며 백악관 관료나 양당 지도자들과의 관계가 불안정한 점 등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회피 애착을 가진 사람은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친밀한 관계를 거부하며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려 해 자립적인 성향을 띤다. 상대방의 어려움에 좀처럼 신경을 쓰지 않고, 공감하는 능력도 약해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는데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황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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