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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멘토 되고 싶다” ‘베벌리힐스 아이들’ SAT 코치의 고백

Washington DC

2020.04.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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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입시 점수 그 이상”
점수 상승하며 생긴 자신감
청소년기 전반에 긍정적 영향

지금은 학부모들이 된 1990년대 한국의 십대들은 미국드라마 ‘베벌리힐스 아이들’에 열광했다.

당시 미국 틴에이저들의 이야기를 보고 자란 한인들에게는 베벌리힐스에 대한 환상,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SAT 점수를 주제로 나누는 대사도 기억에 남아있다. 베벌리힐스 학생들을 지도한 데이빗 조 원장(사진)은 17일 본보 문화센터에서 “베벌리힐스 학부모들도 자녀 SAT 점수 높이려고 정보력과 재력을 동원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SAT 점수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입 그 이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베벌리힐스에서 공부를 못해 의욕 없이 지내던 학생이 기억난다”며 “단기간에 SAT 점수를 올리며 얻은 자신감으로 몸 관리에 나서고, 내신성적도 올리더라”고 말했다. 이런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SAT 강사는 단순히 점수를 높여주는 것을 넘어 좋은 인생멘토가 돼야한다고 조 원장은 말했다. 그는 “즐겁게 공부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하는 것.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가 만난 베벌리힐스 학생이나 학부모 가운데 무례한 사람은 없었다. 조 원장은 “상상 이상의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더라. 자산관리회사 중역 자녀나 CEO 자녀들을 맡았는데, 예의바른 학생들이었다”며 “풍족한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도 겸손하게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이었다. 한인 학생도 있었는데, 리더십이 있어 학생회장을 맡았고 대학에 가서도 회장을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온 조 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특강을 한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개인 맞춤형 수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에서 자신의 카메라를 끄는 학생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강사가 학생의 표정을 살필 수 없다”며 “나는 학생 표정을 보면서 수업해야 한다. 이해를 잘하고 있는지, 지루해하는지 등을 알아내 맞춤형 강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의 질이 오프라인 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일 수 있다고 조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 장비를 갖추고, 컴퓨터 시스템에 익숙하면 수업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도 지식전달 뿐만 아니라 학생 성향 파악, 동기부여, 격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휴교를 입시경쟁에서 역전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공립학교의 원격교육 혼란으로 학생들의 학습력이 떨어지고 있는 요즘, 공격적인 공부로 역전하라는 것. 흐트러지기 쉬운 시기에 마음을 관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빗 조 원장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온 1.5세다.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부전공은 컴퓨터공학이다. 교육분야에 흥미를 느껴 대학원에서는 수학교육학을 전공했다. 대학원 졸업 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학생 150명, 강사 20명 규모의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대학생 때 용돈벌이로 과외했던 경험까지 포함하면, 22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부모 상담 시간만 계산하면 5만 시간이 넘는다”라며 “여기서 태어난 2세들과 이민온 1.5세들의 니즈는 분명 다르다. 20년 이상 이 분야에 종사하다보니, 학생들과 조금만 얘기해봐도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가 사실 가장 중요한 시기다. 몸은 컸는데 정신적으로 많이 미성숙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수업 때 하는 말은 한마디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내달부터 본보 문화센터와 함께 소수정예 SAT 특강을 진행한다.
▷문의: 703-281-9660


김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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