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감사 일기’의 효과
온 세계가 이제껏 예측하지 못한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도 어김없이 연말이다. 무엇이 감사한 것인지 자신을 뒤돌아보는 좋은 시간이길 소원한다.우리는 모두 상처의 피해자다. 마음의 상처에는 본인이 아는 것도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고 무의식 속에 갇혀있는 상처들도 있다. 사랑스럽지 않은 행동이 날 옭아맬 때 그 상처를 알지 못하면 상대방을 공격하기 쉽다. 우리의 무의식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기억나지 않게 봉쇄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기억되지 않은 상처들은 삶 가운데 불쑥불쑥 튀어나오면서 혼동과 좌절, 아픔으로 삶을 끌고 간다.
남편과 아내가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지 못해 오는 갈등과 싸움은 나이가 들어가도 사라지지 않는다. 너 때문이라고 상대방을 공격하며 살아간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를 내고 화를 냈다가 후회하고 안 그러리라 다짐하고도 반복하는 것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 때문이다. 이런 상처는 배우자나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이런 상처들은 모든 관계를 성숙하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또한 자녀에게도 좋은 환경을 물려주지 못하게 한다. 이런 상처를 반드시 치유하고 해결해야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려면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인지행동 치료, 기적 질문, 로고테라피 등 상담의 여러 기법 중에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켜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많은 감사한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남과 비교하면서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아니, 감사한 것을 찾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우리 안에 많은 부정적인 것과 상처가 있어 감사한 것을 생각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 감사하는 마음은 결국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문제다. 감사함을 느끼려면 감정적으로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며, 적극적으로 그 감정을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그래서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많은 상담가들은 권한다. 우리의 생각을, 관점을 긍정적인 감사함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자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이다. 감사는 실제 일어난 일이나 환경보다는 나의 기분, 나의 감정, 나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 감사 일기를 씀으로써 감정적으로 적극적인 관여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럴 때 감사와 행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행복하다고 다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감사함으로써 행복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감사는 행복보다 더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 과거의 일을 걱정하거나 미래의 일에 초조해하지 않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한 가지씩 생각해봄으로써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감사하는 마음은 또한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는가에 달렸다. 기억되는 자아가 과거에 일어난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봄으로 더욱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역경을 소망으로 믿음으로 보게 된다. 직업을 잃어도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슬픈 일이 생겨도 삶에 유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대하고 살아왔는지 다시 생각하는 연말이 되면 좋겠다. 내 인생은 누가 준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든 것이며 만들어 가는 것이다.
송조이 / 정신건강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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