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재팬타운 '리틀도쿄' 지역이 '리틀 코리아타운'으로 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침체기를 겪었던 리틀도쿄 지역은 수 년전부터 대형 콘도 프로젝트 등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상권이 다양화되면서 다시 부활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한인과 한인 업소들이 있었다. 코리아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는 리틀도쿄 지역에 가봤다.
◇상권 변화
일본계 이민자들이 일궈낸 재팬타운 리틀도쿄를 장악하고 있는 업주는 더 이상 일본계가 아니다. 마켓을 비롯해 식당 의류 등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가 늘면서 리틀도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인 업주가 일본식 가게를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다운타운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많은 한인들이 대거 리틀도쿄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한인이 들어가 일식당이나 샤브샤브 등 일본식 가게를 운영하더니 세피오레 핑크베리 등 특정 인종보다는 아시안 등 다인종을 상대로 한 업소들이 속속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대형 일본 쇼핑몰인 '야오한 플라자'를 한인 투자자들이 인수 리틀도쿄의 중심 쇼핑센터로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회사인 커프맨의 제이 김씨는 "한인만을 대상으로 하던 비즈니스에서 아시안은 물론 히스패닉과 주류까지 다인종을 타겟으로 고객층을 크게 보고 시작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리틀도쿄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가 한창인 다운타운을 끼고 있는데다가 다인종 접근이 유리하고 지리상으로도 교통 진입이 쉬운 잇점으로 최근 한인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한인 거주 인구 증가
한인 상권이 리틀도쿄 지역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인근 지역 콘도에도 한인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불경기의 영향으로 침체돼 있지만 한인경제의 젓줄로 평가받는 자바시장 내 의류업계 종사자들이 직장과의 인접성 쾌적한 주거 환경 안전함을 이유로 리틀도쿄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리틀도쿄 지역에는 사보이 뮤라를 비롯해 총 1000유닛 정도의 콘도가 들어서 있으며 이 중 한인 거주 비율은 60~70%에 육박하고 있다. 거주인구만 보면 사실상 코리아타운인 셈이다.
아메리카 부동산의 허대영 부사장은 "리틀도쿄 지역은 LAPD본부와 시청 등 주요 관공서가 인접해있어 범죄율이 낮고 안전한 이미지로 한인들이 몰리고 있다. 스테이플스센터 인근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며 "게다가 한인 마켓과 식당 등이 들어서며 생활이 한인타운 못지 않게 편리해졌고 한인타운과 다른 미국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 한인 거주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뮤라 콘도에 거주하는 제니 김(32)씨는 "프리웨이 접근이 편리하고 한인타운과도 가까울뿐 아니라 2가와 알라메다에 들어오는 메트로 역 등 교통이 최고"라며 "또한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각종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관람 등 문화생활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젊은 한인들이 이 지역에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망
앞으로도 리틀도쿄 지역에 한인 업체들의 진출은 계속될 전망이다. 야오한 플라자에는 찜질방이 들어설 계획이고 한국식 구이집도 이 지역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한인들이 리틀도쿄 지역을 찾는 효과 뿐 아니라 타인종들에게 리틀 도쿄는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제 2의 한인타운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리틀도쿄를 찾는 사람들은 20%정도가 일본인이고 나머지 80%는 한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들이다. 하지만 리틀도쿄 지역에서 일본 커뮤니티의 파워는 여전히 세다. 따라서 이 곳에서 자리를 잡은 한인 업주들은 일본계 등 타 커뮤니티와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가와 알라메다 인근에 홍콩식 레스토랑 그린뱀부를 운영하고 있는 헬렌 홍 사장은 "최근 2~3년 사이 많은 한인 업소들이 문을 열면서 이 지역은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며 "하지만 이 곳에서 한인 커뮤니티만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숫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주류인 일본계 커뮤니티를 비롯 타인종을 배려하고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이 성공 비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