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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상담] 불면에 지친 영혼

Washington DC

2010.03.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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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원장/S&E 치료마사지
여러해 전 A여사가 찾아온 날이 기억납니다. 하반신 통증으로 소파에 바로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의자 끝에 걸터 앉아 불편한 것을 호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3주 정도 척추에서 골반에 이르는 치료마사지를 하고는 통증이 다 빠지고 문제를 해결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몸 전체에 걸쳐 탁한 기운이 더러는 정체되어 있거나 몸의 일부에서 오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때가 되면 말을 하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3주 치료가 끝난 후 할말이 있다고 해서 편안히 대화를 나눌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A씨는 장성한 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마음의 충격으로 많은 나날을 눈물과 불면으로 지새왔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불면증 치료약도 받았으나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았고 결국 불면에 대해서는 자포자기 상태가 됐다고 합니다.

치료마사지가 가장 효과적인 경우는 육신의 질병도 있지만 정신계에 작용할 때입니다. 그 때부터 불면을 위한 치료마사지, 심령을 열고 지친 영의 기운을 달래는 기 치료마사지를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효과를 보던 어느날 그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저절로 급브레이크가 걸려서 몸만 앞으로 날아 잔디에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일단은 병원에 가서 조치를 했는데 왼쪽 윗쪽 팔에 금이 갔지만 깊스를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전신에 걸쳐 타박상을 입은데다 관절과 신경에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군데군데 뭉치고 울혈이 된 몸을 풀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가을에는 자동차 추돌사고 후 또 찾아 왔습니다. 자동차 3중 추돌의 가운데 끼어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찾아온 A씨에게 회복을 위해 몇가지를 당부했습니다. 첫째 주말마다 혹은 그 이상 찾는 아들 묘소를 당분간 가지 않도록 자제할 것, 둘째 산자와 떠난 자의 경계를 분명히 할 것, 셋째 꾸준히 반신욕을 해 줄것 등이었습니다.

죽은 자의 세계에 발을 반쯤 걸쳐 놓고 가슴을 후벼파는 행위를 당장 중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이에게 집착하면, 더구나 무덤을 밤이나 낮으로 찾아가게 되면 산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흐트러져 그 화는 양쪽에 미쳐 죽은 자는 나름대로 안식을 취하지 못하고, 산자는 흑암의 세력에 침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그분에게 참으로 필요했던 것은 상처깊은 영을 휴식하게 하는 심령의 치료마사지였습니다.

제 부친은 세속에서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셨으나 제 어린 시절에 ‘너희가 살 집’이라며 직접 시공을 지휘해 상가가 달린 양옥집 한 채를 지어주셨습니다. 그러더니 불현듯 속세를 등지고 도인의 길을 걷는다고 산으로 떠나셨습니다. 그리움에 첩첩산중을 찾아가면 면벽수행중이신 경우가 많고 간혹 죽은 자를 내몰거나 부르거나 부리거나 가두거나 소멸시키거나 다루는 것을 지도해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직장을 다닐때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병원으로 달려가 며칠 밤낮으로 아버지 옆을 지켰습니다. 그러다 때가 된 것 같다고 하셔 집으로 모셨습니다. 어느날 홀연히 한 귀부인이 책과 칼을 주시기에 책을 먼저 읽었더니 얼마나 내용이 달고 슬픈지 책과 칼은 때가 아니라 받지 않겠다고 돌려 드려는데 그 순간 온 가족이 울부짖는 소리에 번듯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 순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끊임없이 거절하고 거부하는 꿈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꾸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천리안 심안통이 열리는 등 기이한 일은 끝이 없었지요.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그 후에 흑암과 죽음의 권세를 이기는 전지전능한 영을 만나기 이전에는 업치락 뒤치락 이기고 싸우는 심령의 전쟁이 계속되었습니다. 워낙 영의 기세가 강하고 순정하기에 그나마 쓰러지지 않고 버티어 온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 사단이 날 수도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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