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새겨진 6만년 전의 타조 알 껍데기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돼 상징을 사용한 현생인류 최고(最古)의 유물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프랑스와 독일 과학자들은 지난 1999년 남아공 웨스턴 케이프주의 딥클루프 암석동굴지대에서 발견한 270개의 타조알 껍데기 파편들을 분석한 결과 약 6만년 전 것으로 밝혀졌으며 새겨진 그림들은 모종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 그림에는 두 종류의 패턴이 주로 나타났는데 하나는 보다 오래 전 지층에서 나온 '크로스-해칭' 기법 즉 긴 가로줄들 사이에 세로줄을 빽빽하게 그은 모양이고 후기 지층에서 나타난 두 번째 패턴은 깊이 새겨진 평행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일부 조각들에 일부러 뚫은 구멍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커다란 타조 알이 그릇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크고 매우 단단한 타조 알은 지금도 칼라하리 지역의 수렵채취민들 사이에 물 등 액체를 담는 그릇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처럼 많은 그림이 발견된 것은 이것이 고대인들의 단순한 끼적거림이 아니라 상징적 사고 체계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알 껍데기 조각들에 나타난 다양한 색깔은 채색의 결과가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라면서 불 가까이에서 알 껍질들을 굽는 실험 결과 비슷한 색깔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 껍데기 그림들이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의 일부였을 것이며 수천년에 걸쳐 사용된 최소한 25개의 그릇 조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당시 인류가 개인이나 집단의 정체성을 이런 형태로 표현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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