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턴중앙장로교회 노창수 목사 "건강한 교회는 지역사회와 숨쉬는 곳"
중앙장로교회 노창수 담임 목사, 새성전 건축 및 목회 비전 소개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매주 평균 출석인원이 5000명에 달하는, 한인교회로서는 보기 드믄 대형교회다. 그것도 37년간을 꿋꿋이 지켜온 ‘뚝심’을 발휘하는 교회다.
이같은 큰 규모의 교회를 이끄는 ‘수장’은 한인 이민 1.5세로 분류되는 노창수 담임목사다. 노 목사는 26년 사역을 마친 이원상 목사의 후임으로, 지난 2003년부터 이 교회 제3대 담임목사로 봉직하고 있다.
노 목사는 중고등부의 담당 전도사인 부교역자 시절부터 담임목사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잃지 않는 초심이 있다. 모든 일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시나브로’ 임하는 겸손한 마음이다. 그런 노 목사가 교회의 ‘비전건축’(중앙교회의 새성전 건립 프로젝트명)을 마치고 센터빌 이전을 눈앞에 둔 시점에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새성전 건축은 차질없이 이뤄졌나
“그렇다. 이번 공사는 사실 시공사(토지공사)와 건설사(건물공사)가 서로 다르게 책정되면서 공기(工期)를 적절히 맞추는 일이 어려웠다. 또 매 중간 각종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면 이달 말 완공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초 계획보다 교회 이전 일정이 다소 늦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만 해도 꽤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교회 이전 작업이 비교적 차분이 이뤄지는 느낌인데…
“교회가 성전건축을 ‘조용히’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더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교회가 건축에 올인한다면 이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망각하는 일이라고 본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성전건축 과정에서 시험에 들고 성도간 갈등으로 치닫는 경우를 본다. 이는 건축을 최대 과제로 내세워 매진하다가 그 목표(교회 건축)를 이룬 후 상실감에 빠지기 때문이다. 교회가 건축한다고 해서 다른 중요한 일(교회 본연의 사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센터빌 시대’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센터빌로 교회가 이전하는 것은 단순히 교회 건물이 옮겨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상권(商權)에 대한 기대 등도 있는 것 같은데 교회는 당연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센터빌 시대’는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한 말이다.
각 교회는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역할이 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는 지금의 규모에 맞는 역할들을 예비해 두셨다. 그것은 바로 ‘축복과 나눔’의 사역이다. 센터빌로 이전하면 교회는 단순히 예배만 드리는 장소를 탈피, 자녀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요람이요,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의료기관, 또 나아가 각종 서비스 등을 감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왜 센터빌이었나. 지역 선정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본다. 교회는 당초 지금의 건물 맞은편 주차장 부지에 성전을 증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카운티 정부의 허가까지 받았지만 주민공청회 과정에서 반발이 있었고 급기야 허가도 반려됐다. 고심 중에 센터빌 지역에 큰 부지가 나와서 좋은 값에 매입하게 된 것이다.”
-부교역자로 몸담았던 교회에 다시 부임하게 된 배경은.
“정확한 이유나 배경은 나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시 이원상 담임목사님을 비롯 교회 지도자들이 결정한 일이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1987년부터 91년까지 우리교회 중고등부 지도 전도사로 사역했었다. 그후 고향과도 같은 LA로 건너가 여러 교회들을 돌며 두루 사역했다. 그러던 중 2002년도에 청빙을 받고 사실 몇차례 거절했었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중앙장로교회로 인도하시는구나’ 하고 깨닫게 됐다.”
-대형교회로서 받는 오해도 있지 않나.
“교회를 사이즈(size)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작은 교회도 알차고 내실 있는 좋은 교회가 얼마든지 있다. 또 큰 교회라고 해서 다 좋지도 않고 모두 나쁘지도 않다. 나는 우리교회를 그저 ‘큰 교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교회는 ‘전환(transition)’의 교회다. 이는 이민 1세대가 2세대로 변화하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바뀌는 가운데 교회가 맡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센터빌 이전을 통해 비엔나에서의 사역을 잘 계승하고 계속 이어나가게 될 것이다.”
-교회의 비전과 목회 철학은 무엇인가.
"내가 40이 되던 2000년 어느날 새벽 기도 중 하나님께서 형편이 어려운 한국의 소년소녀 가장을 살피도록 하는 마음을 주셨다. 그런 꿈이 목회 사역과 연결되게 됐다. 국제적 선교후원단체 '컴패션(Compassion)'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센터빌로 이전하면 이같은 일들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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