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기아 클래식(Kia Classic Presented by J Golf)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1인자 서희경(23)이 단독 1위에 오르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서희경은 26일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 코스타리조트&스파골프장(파 72ㆍ662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를 치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LPGA 대회 6번째 출전만에 이룬 쾌거다. 서희경은 2009시즌 US여자오픈 등 5개 대회에 퀄리파잉 혹은 초청 케이스로 출전한 바 있다.
미셸 위도 이날 만 5타를 줄이며 서희경과 함께 데일리베스트를 마크했다. 서희경 외에도 김인경이 6언더파 2위 이선화와 미셸 위 김송희가 5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기아 클래식 대회 이틀 연속 한인 선수들의 초강세가 이어졌다.
1라운드 1위였던 민나온은 주춤했지만 이지영과 함께 합계 4언더파 공동 7위 박인비가 3언더파로 공동 9위를 지켰다. '톱10'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무려 8명이 한인선수였다. 주말 라운딩의 우승경쟁도 한인 선수들간에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대회에도 스폰서 초청케이스로 출전한 서희경의 2라운드 단독 1위는 세계 여자골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치 쇼트트랙이나 양궁처럼 한국에서 정상을 다투는 실력이면 이미 그들의 실력은 세계적이란 것이다.
서희경은 2008 2009년 한국무대에서 11승을 거두며 진작부터 LPGA 진출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해 5승을 올리며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를 석권했고 2008년엔 신지애와 상금왕을 다투다 근소한 차로 2위로 밀린 바 있다. 신지애가 지난해 신인왕과 다승왕을 차지하며 LPGA 무대에 돌풍을 일으켰다면 서희경의 실력도 만만치 않음을 보증하는 셈이다.
백나인에서 출발한 서희경은 후반엔 11 14번홀에서 2타를 줄였고 프런트 나인에서도 237번 버디로 스코어를 크게 줄였다. 보기 하나 없는 깔끔한 플레이라 더욱 돋보였다.
"연습라운딩을 충분히 했고 샷 감각이 너무 좋아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아직 주말 라운드를 끝내기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만큼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서희경은 KLPGA 대회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한국대회의 경우 진행이 LPGA보다 조금 느린 것을 빼고는 큰 차이가 없다"며 "KLPGA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워낙 많아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앞선 두 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주목받은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는 2오버파 공동 37위로 밀렸다. 김미현은 2타를 줄이며 합계 1오버파로 공동 27위에 올라 출산 공백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한 수술로 1년여 공백기를 가졌던 박지은과 장정은 100위권 밖이라 컷오프 됐다. 또 88서울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의 딸 박성민도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