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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호빗은 별개 종' 가설 힘 얻어

Los Angeles

2010.03.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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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무더기 화석으로 발견된 1만8000년 전 왜소 인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는 현생인류와는 완전히 별개의 종이라는 가설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소설 '반지의 제왕'의 키 작은 주인공 종족 이름을 따 '호빗'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들은 수백만년간 현생인류에는 나타나지 않은 특징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현생인류와 동시대에 살았다는 점에서 학계에 일대 충격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이 별개의 종이라는 가설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인류의 진화가 아프리카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인류의 진화 양상이 생각보다 복잡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반면 이런 가능성을 배제하는 학자들은 키가 1m도 채 안 되고 뇌의 크기는 아기의 것만한 '호빗'족을 장애를 가진 현생인류로 보고 있어 치열한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인류 진화 저널 11월호에는 호빗이 새로운 종이라는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가 10여 건이나 발표됐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거 박사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인류 진화 회의에서 20여명의 학자들이 '별개 종' 가설을 지지했다고 밝히고 "이제 '장애'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생인류와 유인원의 특징을 모두 가진 호빗의 발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뉴욕 스토니브룩 대학의 고인류학자 윌리엄 융거스 교수는 이제 "논란은 끝났다"면서 "이들은 기존의 어떤 병리학 이론으로도 설명할수 없는 새로운 종"이라고 말했다.

호빗족의 거주지였던 리앙 부아 동굴을 지난 1999년 처음 발견한 호주 고고학자 마이크 모우드 교수는 호빗족이 현생인류와는 다른 종이라는 증거가 점점 더 강력하게 대두되자 "호빗의 조상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디서 왔나? 당시 현생 인류가 있었다면 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나? 그들은 왜 멸종했나?" 등등의 문제에 답하기 위해 연구를 인근 술라웨시 섬으로 확대했다.

그는 아프리카 대륙을 처음 떠난 인류는 약 18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로 알려져 있고 호미니드의 화석 대부분은 아프리카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원시적 특성을 가진 호빗의 발견으로 호미니드의 진화가 이루어진 지역이 아시아일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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