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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나단, 권력에 직언한 선지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역사적으로 망조가 든 나라들의 공통점은 직언(直言)하는 충신은 멀리하고 권력에 빌붙어 아첨과 곡언(曲言)하는 간신배를 등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곡언아세(曲言阿世)가 판을 치는 경우 기강이 문란해져 결국 그 나라는 뿌리째 썩은 고목처럼 쓰러지고 만다. 더구나 최고 권력자 앞에서 그의 실책과 범죄행위를 적나라하게 직언하면서 회개를 요청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리라. 어쩌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지 않은가?

다윗 왕 때에 이름의 뜻이 '양심'인 한 선지자가 있었다. 그는 다윗 왕을 찾아와 뜬금없이 한 비유를 들었다. 그 비유의 내용은 이러하다. 많은 양과 소를 소유한 부자가 자기의 것은 두고 이웃의 가난한 사람이 딸과 같이 애지중지 기르는 하나뿐인 암양을 빼앗아 손님을 대접했다는 것이다. 그 비유를 들은 다윗은 격노하면서 그런 놈은 죽어 마땅하다고 소리쳤다. 그 때 그는 역사에 길이 회자될 직언을 다윗에게 하였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

이렇듯 지혜롭게 비유로 접근해서 최고 권력자인 다윗의 참회를 이끌었던 이는 그 시대의 '양심'이었던 선지자 나단이었다. 그 비유 속의 악한 부자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깨달음 앞에서 다윗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 나단의 직언은 죄에 도취된 채 하나님에게서 떠난 다윗의 양심을 흔들어 깨웠다.

나단의 비유는 밧세바와 통정(通情)하고 그녀의 남편으로서 충신이었던 우리아를 격전지에 보내어 우연을 가장한 죽음으로 몰아넣은 다윗의 죄를 지적하는 하늘의 소리였다. 인간사 속에서 하늘의 소리를 전하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그 시대의 '양심'은 얼마나 많았는가? 최고의 권력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다윗의 면전에서 그의 죄악을 여실히 지적한 나단이 있었기에 다윗과 이스라엘 민족은 파멸을 면할 수 있었다.

직언이 사라지고 곡언이 난무할 때 사람들의 양심은 서서히 마비되고 옳고 그름의 기준도 사라지고 선을 행하려 하는 의지도 무색하게 된다. 굽은 소리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도 굽게 만든다. 나단의 직언이 굽어진 왕도(王道)를 펴게 한 것처럼 곧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굽은 소리를 멀리하자. "구원은 들음에서 난다"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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