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허정무호, 원정 16강의 '걸림돌'
나이지리아 중원의 핵, 존 미켓
두 번째 상대인 아르헨티나도 꺾으며 무적행진을 한다면 금상첨화지만 시나리오상 차선책이 없을 수 없다. 차선책의 제물이 나이지리아다. 최악의 경우 1승1무1패를 기록하고 골득실을 따지는 경우라도 상정하려면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는 꼭 이겨야 하는 상대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에도 경계대상 1호 선수가 있다. 나이지리아가 자랑하는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23ㆍ첼시.사진)이다.
지난 2005년부터 1년이 넘도록 프리미어리그의 맞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 간에는 장외 전쟁이 치열했다. 나이지리아 청소년 대표팀의 열 여덟 살짜리 미드필더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켈을 놓고 벌인 맨유와 첼시의 쟁탈전은 세계 축구계의 큰 관심사였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린 오슬로에서 뛰던 미켈의 영입 작업을 마무리지으려 노르웨이 오슬로로 직접 날아가는 정성을 기울였다. 맨유는 2005년 4월 말 이적료 400만 파운드에 미켈을 영입하기로 린 오슬로와 협상을 끝냈다. 미켈은 2006년 1월부터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 했다.
하지만 미켈이 맨유와 계약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일이 틀어졌다. 이후 영국 런던을 방문한 미켈은 첼시에서 뛰고 싶다는 의견까지 밝혔다. 결국 첼시는 맨유에 1200만 파운드 린 오슬로에 400만 파운드라는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미켈을 품었다. 미켈의 재능과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미켈은 2005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를 준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의 차석 격인 실버볼을 수상했다. 당시 박주영(AS모나코) 등이 주축이었던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미켈이 버틴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격돌해 2-1로 이겼지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미켈은 한국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87분을 뛰었다. 미켈은 2005년 아프리카축구연맹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되고 2006년 네이션스컵 최우수신인상도 수상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5피트 11인치 180파운드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미켈은 어린 나이에도 경기 조율 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잉글랜드 무대에 데뷔한 2006-2007 시즌 22경기에 출전했고 2009년 말까지 프리미어리그 통산 99경기를 뛰는 등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첼시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첼시 입단 초기 거친 플레이로 잦은 경고와 퇴장 명령을 받는가 하면 지난해 1월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 단속에 걸려 15개월간 면허 정지와 벌금 10580파운드의 징계를 당하는 등 '악동'으로도 유명하지만 여전히 그라운드에서의 능력이나 투지만큼은 세계적인 선수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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