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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미리암, '지혜 vs 교만' 두 얼굴의 여선지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이스라엘이 모세의 선도로 이집트의 억압받던 노예 신분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활동했던 최초의 여선지자가 미리암이었다. 신약시대 헬라어권에서 흔히 불리던 이름인 '마리아'의 히브리식 이름이 '미리암'이다. 미리암은 모세와 그의 형 아론의 누이이기도 했다.

미리암은 바짝 추격해 오는 이집트 파라오(바로)의 말과 병거와 마병을 홍해에서 일시에 수장시키신 하나님을 기리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송가(승전가)를 지어 불렀다. 그녀는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넌 후 여인들을 지휘하여 소고를 잡고 춤추며 다음과 같이 선창하였다.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이집트의 파라오가 히브리 노예들의 급속한 인구팽창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그들의 남자아이들이 태어나는 족족 살해하였다. 미리암은 자신의 남동생이었던 어린 모세를 이러한 살육의 현장에서 구해 내려고 그를 갈대상자 속에 넣고 나일강에 띄워 보내었다. 그 갈대상자 안에서 어린 모세를 발견한 이집트의 공주에게 그의 양육을 위해 생모를 유모로 주선할 만큼 미리암은 수완이 뛰어나고 지혜로웠던 여인이었다.

아론과 함께 미리암은 이집트를 탈출한 후 광야에서 구스(현재의 에티오피아) 여인을 취한 모세를 비방하였고 그의 영도력에 이의를 제기하게 되었다. 이 일로 인하여 미리암은 하나님의 진노를 받고서 천형인 나병에 걸려 살이 거반 썩게 되나 모세의 기도와 중재로 고침을 받았다.

모세의 최측근으로서 지근거리에서 그를 도운 여인이 미리암이었다. 그런 미리암이 자신의 판단을 앞세워 모세의 행위를 비방한 것은 하나님의 진노를 살만큼 경솔한 행동이었다. 자신의 지혜로 모세를 살리기도 했지만 그 지혜의 교만함으로 그를 정죄하기도 하였다. 분별력 없는 지혜가 자칫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나균(癩菌)같은 해악을 끼칠 수 있다.

다른 이들을 판단하기 전에 예수님의 말씀을 먼저 새겨볼 일이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보다 내 눈 속의 '들보'를 스스로 찾으려 하는 겸허한 태도가 공동체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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