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는 해가 진 뒤에도 해 질 녘 무렵 해가 있었던 위치를 기준으로 방향을 찾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은 박쥐들이 처음 가본 곳에서나 어두운 밤중에 길을 찾을 때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구 자장이 교란된 상태에서 어떻게 자기 동굴로 돌아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큰생쥐귀박쥐들을 이용해 실험했다.
우선 연구진은 박쥐들의 몸에 무선 송신기를 부착한 뒤 살던 동굴에서 25㎞ 떨어진 곳에서 놓아줬다.
연구진이 이들의 행로를 추적한 결과 대다수의 박쥐가 동굴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고 빠른 박쥐들은 2시간만에 동굴로 돌아왔다.
박쥐들이 낯선 곳에서도 동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진은 이번에는 박쥐들이 새들과 마찬가지로 시력이 있으며 자장과 태양의 위치를 대조해 방향을 찾는 능력이 있다는 가설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연구진은 박쥐들 절반은 해가 완전히 진 이후 인공적으로 자장의 방향을 북쪽에서 동쪽으로 바꾼 뒤 놓아줬으나 이 박쥐들은 다른 박쥐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방향으로 집을 향해 날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구진이 해 질 녘 자장의 방향을 교란시키자 박쥐들은 남쪽으로 비행하는 대신 동쪽으로 가는 등 살던 동굴 방향이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박쥐들이 밤길을 비행하면서 방향을 찾는 데 해 질 녘 해의 위치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박쥐들은 해가 언제나 서쪽으로 지는데 반해 지구 자장은 철 매장량에 따라 바뀔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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