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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아간, 재앙을 자초한 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공자의 자손인 자사(子思)가 쓴 '중용과 천명'과 '대학'에 '신독'(愼獨)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독'이란 다른 사람이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 혼자 있는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는 마음과 태도를 뜻한다. 구약시대에 탐욕으로 눈이 먼 나머지 사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의 죄악을 숨기려 했던 이가 있었다. '신독'을 삶의 철칙으로 삼았더라면 그러한 재앙을 자초하지는 않았을 것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구약성서의 아간이다.

40년 광야 생활 끝에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수아의 인도 아래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가나안은 미답(未踏)의 땅이 아니었다. 이미 그곳에는 일곱 족속이 정착해 있었으니 이스라엘 백성은 이들과 힘겨운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 첫 번째 전투의 대상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관문에 위치한 여리고 성이었다. 이 여리고 성 공략에 앞서 하나님은 한 가지 절대적인 명령을 내리셨다. 그것은 여리고 성의 모든 전리품들은 하나님께 바쳐진 물건이기에 모조리 불살라 첫 승리의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바치라는 엄명이었다.

그러나 아간은 그 전리품 가운데 시날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200세겔과 50세겔 되는 금덩이 하나를 훔쳐 자신의 장막으로 가져가 땅 속에 몰래 감추어 두었다.

탐욕에 눈 먼 아간은 '신독'을 저버린 채 하나님의 물건을 훔친 것이다. 그것을 본 사람이 없었기에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나 불꽃같은 눈으로 세상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눈을 가릴 수는 없는 법. 크고 견고한 성읍 여리고를 쉽게 무너뜨린 이스라엘은 근처 작은 성읍 아이(Ai)쯤은 쉽게 무너뜨릴 줄 알았지만 웬걸 이스라엘은 보기 좋게 참패를 당하였다.

참담한 패배로 인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비탄에 잠겨 있을 때 하나님은 자신의 물건이 도적맞은 사실을 알려주었고 제비를 뽑아 범인을 찾아내었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아간과 그의 가족은 아골 골짜기에서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하였다. 경건은 '하나님 경외'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인간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장막 안에서도 아간이 하나님의 현존을 의식했다면 그러한 파국을 맞이하였을까? 그러기에 '신독'은 참된 지혜의 근본이 되는 하나님 경외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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