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병이 나서 아버지 손에 이끌려 주사 한대 맞고 병원에서 나올 때 그 때의 의사선생님의 말이 참 의아했다. 때에 따라 안 먹는 편이 낫다는 일종의 금기식품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이 아닐까 싶다.
대학교에 들어갈 무렵엔 어느 선배가 첫 데이트 갈 때는 자장면은 절대 먹지 마라 때로는 데이트 전에는 고구마를 먹지 말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지….
음식과 데이트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쩔 수 없는 사람과 식사 할 때는 일부러 냉면을 택하라든지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마음에 안 드는 상대와는 게를 먹으러 가라는 것! 이유는 게 살을 발라내는데 열중하다 보면 별 이야기 못하고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임신 중에는 메밀을 피하고 운동선수는 경기 전에 상하기 쉬운 음식이나 우유를 먹지 말라든지 등의 식품과 관련된 일상의 사소한 지혜가 우리의 삶과 늘 함께 한다.
평소 '이런 음식을 드세요' 만을 외치다 오늘은 웬지 이런 음식은 '먹지 마세요'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겨운 옛 일들이 솔솔 떠올라 새삼스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