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아의 웰빙 가드닝] 작고 소담스런 매력 '라일락'
라일락(Lilac)의 학명은 시링가(Syringa)다. 관목으로 자라며 극히 드물지만 나무로 자라는 종류도 있는 낙엽수다.미국내에서 겨울이 추운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정원에 시링가가 있다.
나무의 모양이 수려하고 가지 끝에 아름답게 덩이로 모여 피는 꽃의 향기가 매우 좋기 때문이다. 정원수로 가장 많이 심는 종류는 시랑가 벌가리스(Syringfa vulgaris)와 여기에서 나온 교배종들이지만 그 외에도 정원수로 좋은 종류들이 많이 있다.
라일락의 한국이름은 수수꽃다리다. 한국이 원산지인 라일락(Syringa patula 'Miss Kim')은 나무가 비교적 작으며 한국의 정원에서 관상수로 많이 자란다. 다른 라일락보다 꽃의 색이 더 아름답고 향기도 더 좋아 미국에서도 '미스 김 라일락'이라는 일반명으로 불리며 많이 키우고 있다.
해방 후 우리나라에 와있던 미국인이 한국 라일락의 향기와 모양이 너무 좋아 미국으로 종자를 가져가 번식시켜 상업적으로 유통시키면서 미스 김 라일락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라일락에는 일반적으로 여자이름을 붙이는데 그 미국인의 한국인 여비서가 미스 김이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가수 현인씨가 부른 스페인어 노래 '베사메무쵸'에 '고요한 그날 밤 리라꽃 지던 밤에/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 다오'라는 가사가 있는데 리라꽃은 라일락을 말한다. 노래나 시에 많이 나올만큼 향기가 아름다운 꽃이다.
일전에 본란에 소개한 적이 있는 캘리포니아 라일락(California lilac)은 캘리포니아 토착식물로 학명이 시애노서스(Ceanothus)다. 일반명에 라일락이라는 이름이 들어갔지만 우리가 라일락이라고 부르는 시링가와는 서로 다른 종이다.
시링가 종의 라일락은 중간크기에서 이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관목이고 보통정도의 녹색이나 짙은 녹색의 잎이 있다. 수많은 꽃들이 덩이로 조밀하게 모여 피며 꽃 모양은 관모양이고 홑꽃의 경우 꽃잎처럼 생긴 부분이 네 개로 갈라져 있고 겹꽃의 경우 꽃잎들이 떼로 섞이어 있다. 기후에 따라 초봄에 꽃이 피는 것에서부터 초여름에 피는 것까지 있는데 모두 잎이 나온 후에 꽃이 핀다.
대부분의 라일락은 전해에 형성된 목질 부분에서 꽃이 피므로 꽃피는 것이 끝나고나서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꽃덩이가 시들고나면 한쌍의 잎이 있는 곳까지 가지를 잘라낸다. 그곳에 있는 성장눈에서 내년에 꽃이 필 가지가 나온다.
남가주 지역에서 정원수로 좋은 라일락은 다음과 같다.
◇ 컴먼 라일락(Common lilac-Syringa vulgaris)
정원수로 가장 많이 심는 컴먼 라일락은 동부 유럽이 원산지로 온화한 겨울이 지나고나서 꽃이 피며 키가 20피트까지 자랄 수 있고 옆으로도 그만큼 퍼진다. 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물을 서서히 줄여 휴면기에 들어가도록 유도하고 흡근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잎은 둥그스름한 타원형에 끝이 뾰족하며 길이는 5인치다. 아름다운 본래의 빛깔을 갖춘 큰 꽃이 피기 위해서는 2년에서 5년이 지나야 한다. 봄에 핑크빛을 띤 라벤더색이나 푸른빛을 띤 라벤더색 꽃이 10인치 이상 크기의 덩이로 핀다. 드물지만 흰색의 꽃이 피는 것도 있다. 라일락의 아름다운 향기는 많은 시인들이 감동하고 노래한 전설적인 향기로 꺾어서 병에 꽂아 실내에 두었을 때 감미로운 향기가 실내를 은은하게 감돈다.
◇ 차이니즈 라일락(Chinese lilac-Syringa chinensis)
컴먼 라일락과 페르시안 라일락의 교배종으로 15피트까지 키가 크고 옆으로도 그만큼 퍼진다. 잎은 컴먼 라일락보다 우아하고 장밋빛 자색의 꽃이 매우 풍성하게 핀다. 겨울기온이 온화하고 여름이 무더운 지역에서 잘 자란다.
◇ 헝가리언 라일락(Hungarian lilac-Syringa josikaea)
헝가리가 원산지인 라일락으로 12피트 정도 조밀하고 곧게 자라며 옆으로도 그만큼 퍼진다. 잎의 길이는 2-5인치이고 꽃에는 옅은 향기가 있으며 꽃의 빛깔은 옅은 라벤더색을 띤 자색이다. 꽃덩이의 폭이 좁으며 길이는 4-7인치 정도 된다.
◇ 미스김 라일락(Syringa patula 'Miss Kim'-Miss Kim Lilac)
키가 8-9피트 정도까지 전체적으로 조밀하고 둥그스럼한 모양으로 자라며 옆으로도 그만큼 퍼진다. 꽃봉오리는 자색이었다가 꽃봉오리가 열리면 맑은 푸른빛이 되면서 강한 향기가 매우 감미롭다. 2-4인치 길이의 잎이 가을에 자색으로 변할 수도 있다. 개량종들이 나와 남가주에서도 키우고 있지만 북가주와 중가주에서 더 잘 자란다.
◇ 교배종(Syringa X hyacinthiflora)
위에 소개된 라일락과 여기에 다른 여러 종류의 라일락을 교배시킨 종류들이 많이 나와 있다.
"고요한 그날밤 리라꽃 지던 밤에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베사메무쵸' 노래 가사 중>
▶ 라일락이 건강하게 잘 자라려면…
대부분의 라일락은 겨울이 추운 지역에서 가장 잘 자라지만 덜 추운 지역에서도 자라는 종류들이 있다. 물이 잘 빠지는 흙에 중성에서 약알칼리성 흙이 좋다.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지나치게 길게 자란 가지의 끝 부분만을 잘라낸다. 한번 꽃이 피기 시작하면 매해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다음 해에 꽃이 더 잘 핀다. 오래된 가지들을 쳐내면 새 가지가 나오도록 유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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