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턴 NBA 커미셔너는 22일 오클라호마시티의 포드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필 잭슨 LA 레이커스 감독의 최근 심판 비난 발언을 두고 "잭슨과 팻 라일리(현 마이애미 사장)는 예전부터 심판 판정에 유독 불만이 많았다. 판정에 영향을 주려는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잭슨)가 입을 닥치길 바란다(just zip it)"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 심판들은 모두 열심히 일한다. 그 덕에 잭슨 등 여러 NBA 감독들이 잘먹고 잘산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불만이면 NBA를 떠나라"라고 쏘아붙였다. 또 잭슨이 자신과 3차전을 앞두고 복도에서 마주친 상황을 설명하며 "그가 나를 보고 '오늘은 당신이 싫다'고 내뱉었다. 하지만 난 '그래도 난 당신이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잭슨은 얼마 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앞두고 선더의 간판스타 케빈 듀란트가 올 시즌 리그 최다인 840개의 자유투를 얻은 것에 대해 "어린 선수가 벌써부터 수퍼스타 대접을 받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잭슨의 발언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 듯하다. 22일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서 레이커스가 96-101로 고개를 숙였는데 패인은 바로 자유투였다. 레이커스가 얻은 자유투는 12개. 반면 선더는 34번이나 자유투를 던졌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단 한 개의 자유투도 얻지 못했고 듀란트는 13번 자유투를 던져 12개를 명중시켜 대조를 보였다.
가만히 있을 잭슨이 아니었다. "오늘 심판이 불공평했다기 보다는 분위기에 휩쓸린 것 같다"며 "솔직히 말해보자. 그 빌딩(포드센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2만여명이 경기내내 함성을 내질러 심판들이 객관적일 수가 없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판정을 내리려고 해도 주관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건 단순히 내 주장이 아니라 과학이다. 통계자료가 이를 입증한다. 우리로선 최선을 다할 뿐이다. 심판들도 나름 노력하겠지만 과학을 부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비가 3차전에서 자유투를 한 개도 얻지 못한 것에 대해 "심판들이 휩쓸려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는 수밖에"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잭슨이 말미에 또 다시 심판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쏴 이달 들어 세 번째 벌금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잭슨은 "심판들이 시력 테스를 받는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읽기 테스트를 하는 지는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한편 잭슨은 스턴과 복도에서 한 발언에 대해서도 "당시 난 그에게 '당신이 싫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당신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정해달라"고 해명했다.
잭슨은 최근 잇달아 심판을 비난해 이번 달 들어 7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달 초엔 "심판들이 우리의 적이 됐다. 베넷 살바토어가 심판을 보면 갈피를 잡기 힘들다"라며 구체적으로 심판 이름까지 언급했다.
레이커스-선더의 4차전은 포드센터에서 24일 오후 6시30분(LA시간)에 벌어진다. 양 팀이 총 몇 개의 자유투를 던질 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