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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장로회<KPCA>-미국장로교<PCUSA> 하나 된다

New York

2010.05.0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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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목사들 상대방 교단 교회서 목회 가능해져
한국의 대표적인 장로교단 중 하나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다. 이 교단의 신학 배경은 장신대다. 이 학교는 그 동안 수많은 목사·선교사·신학자 등을 배출, 총신대(예장 합동)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장로교 신학교로 성장했다.

장신대의 첫 출발점은 미국 장로교에서 파송한 사무엘 마펫(한국이름 마포삼열) 선교사가 1901년 설립한 평양신학교로 시작됐다.

정통보수 신앙을 내세우며 청교도적인 삶을 산 마펫 선교사는 평양신학교 초대교장, 평양숭실대 학장 등을 역임하면서 ‘평양 부흥’을 이끈 장대현교회를 세우는 등 한국 개신교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는 특히 1919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있으면서 일제 만행을 미국장로교뿐 아니라 미국 교계에 널리 알렸다. 1939년 별세 후 그의 유해는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러 한 묘지에 안장됐다. 한국 장로교의 거목이었던 그의 행적은 미국으로 온 후 한국 교계에서 잊혀졌다.

2004년 당시 본지가 마펫 선교사의 묘지를 찾아내고, 그의 유언이 한국으로 돌아가 뼈를 묻는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개신교가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후 2006년 마펫 선교사의 유해는 가족과 협의 후 한국으로 이장돼 장신대 교정에 안장됐다. 마지막 숨을 다할 때까지 잊지 못한 한국에 대한 사랑이 결국 67년만에 유해로 다시 돌아갔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예장통합의 뿌리는 결국 마펫 선교사를 한국으로 보낸 미국장로교로부터 시작됐다.

예장통합 미주 교단인 해외한인장로회(KPCA, 구 미주한인장로회)가 미국장로교(PCUSA)와 하나가 되기 위한 모임이 뉴욕에서 열렸다.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 사무총장 김득해 목사와 해외한인장로회 전 총회장 송병기 목사를 공동의장으로 한 양측 교단 실무진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은혜교회에서 교단 결연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양 교단은 소속 목사들이 교단의 적(籍)을 옮기지 않고 상대방 교단에서 청빙 받아 목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교류 방안을 합의했다.

이번 모임에는 송병기·장세일(KPCA 사무총장)·이승재(은혜교회)·김재동(서울장로교회)·폴장(뉴저지장로교회 영어예배) 목사(이상 해외한인장로회)와 김득해·이유신(미국장로교 전국한인교회협의회 사무총장)·김선배 목사(이상 미국장로교) 등이 참석했다.

무엇을 합의했나=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양 교단은 1992년부터 협력위원회를 조직해 하나가 되기 위한 대화를 시작, 16년만인 2008년 협약 관계로 발전했다.

당시 양측 교단 관계자들은 상대방 교단에서 목회할 수 있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초석을 놓았다. 지난해에는 이 같은 내용을 양측 최고의사결정 기관인 총회가 자매교단으로 승인했다.

이번 만남에서 보다 구체적인 사항이 합의됐다. 핵심은 양측 교단을 오가며 목회할 수 있다는 것. 어느 교단에서 목회자 결원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측 노회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해외한인장로회 목사가 미국장로교 풀타임 목사로 시무할 경우 미국교단의 잘 갖춰진 연금 프로그램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징계 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현재 시무하는 교단법을 적용 받는다.

김득해 목사는 “같은 신학적 배경을 가진 양 교단이 자매교단으로 한가족이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젠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양측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병기 목사는 “미국장로교 연금제도, 건강보험 등 잘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선교와 전도 등 여러 분야에서 힘을 합쳐 일해 나가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1만2000여개의 교회로 이뤄진 미국장로교에는 400여개의 한인교회가 소속돼 있다. 해외한인장로회에는 400여개 한인교회가 있다.

앞으로 과제=미국장로교의 경우 교회에서 문제가 발생, 교회가 없어질 경우 교회 재산권은 교단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해외한인장로회에서 같은 경우가 일어났을 때 법 적용이 많이 다르다.

또한 큰 난제 중 하나가 해외한인장로회 목사가 미국장로교로 이적할 경우 모든 목사를 받아 주느냐는 점이다. 미국장로교의 경우 자기네 교단이 운영하는 신학교와 자매교단을 맺고 있는 미개혁장로교(RCA), 한국 장신대 등 정규 신학대 출신 목사만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미주에서 운영되는 장신대 졸업생 모두를 받아들이지 곤란하지 않겠느냐가 미국장로교측 입장이다.

이 같은 세부적인 문제점은 앞으로 양측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양측은 내년 6월 워싱턴DC에서 서명식을 갖고 축하행사도 열 계획이다.

정상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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