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의 향기] 과달루페의 성모마리아
방호일 신부/순교자 성당
물론 새로운 대주교는 멕시코 출신 성직자로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지니고 있는 LA 대교구의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증진을 위해 일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울러서 가톨릭이 아닌 다른 많은 이민자들을 위해서도 역시 헌신하게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임명식 기자회견에서 고메즈 대주교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자신은 새로운 임지에서의 새로운 직무를 "과달루페의 성모마리아의 사랑과 보호에 맡길것"이라고 언급한바 있습니다.
LA대교구의 교구장 직책 수여는 가톨릭 내부의 일이지만 결코 집안의 일만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캘리포니아에서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새로운 대주교께서 자신의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면서 과달루페의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보호에 맡기겠다고 하신 그 성모님은 누구이신가? 오늘은 짧게나마 그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531년 12월 9일 성모 마리아께서 예비자 교리를 배우고 있던 가난하고 낮은 계층의 인디언 농부 멕시코 원주민 후안 디에고(Juan Diego)에게 발현했습니다. 이 시기는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한 지 10년째 되는 해로서 멕시코 원주민들은 정복자의 폭정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발현 장소는 원주민들이 신전을 세웠던 테페약(Tepeyac) 언덕이었고 성모님은 인디언의 피부를 하고 장밋빛옷에 푸른 망토를 두르고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약간 숙인 모습으로 발현하셨습니다. 성모님은 "나는 평생 동정이며 하느님의 어머니임이 알려지기를 원하고 어려울 때에 정성을 다해 나를 찾는 이들에게 나의 자비를 드러내도록 이 자리에 성당을 짓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과달루페라는 이름은 루르드나 파티마처럼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지명의 이름이 아니고 성모님께서 직접 붙여주신 것으로서 '뱀의 머리를 짓밟는 분'이란 뜻의 인디언 말입니다.
역사상으로 볼 때 과달루페의 발현만큼 한 민족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은 없었을 것입니다. 성모님의 발현 후 7년간에 걸쳐 당시 멕시코 인구의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약 8백만명에 달하는 멕시코 인디언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멕시코는 인구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가톨릭 국가입니다. 이처럼 성모님은 멕시코사람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저는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마리아 발현지를 두번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성지는 일년내내 수없이 많은 멕시코 주민들과 다른 여러 나라에서 온 순례자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그곳 아름다운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뜨거운 믿음의 기적들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아주 소중한 기억으로 지금도 생생합니다. 성모마리아는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예수의 어머니로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한사람 한사람의 어머니로서 우리 모두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분으로 깊이 인식되어 있습니다.
멕시코 시티에서 여행하면서 저는 그곳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진심으로 느끼고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에 입교하게 되었을까 라고 묵상하면서 그 신비의 원천에는 누가 서있는가를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분명하게 느껴진 것은 역시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로서의 위대한 사랑과 손길이었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5월 한달을 성모성월로 정하여 여러 가지 아름다운 신심행사를 가집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자연재해 어려운 병으로 그리고 인간의 오만으로 고통이 만연하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여름의 길목으로 가는 계절의 여왕 5월에 저는 다시 새로운 대주교님의 겸손한 의탁과 기도가 의미하는 바를 되새겨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님! 어려울 때에 정성을 다해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자녀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 주소서.
모든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에 축복해 주시고 꿈과 희망을 간직하여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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