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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뵈뵈, 하늘나라 사신이 된 여인

Los Angeles

2010.05.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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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라고 사도 바울이 한껏 칭찬한 여인이 있었다. 바울은 이 여인의 이름을 로마서 16장에서 열거한 26명의 이름 가운데 제일 먼저 언급하였다. 그녀는 그리스 반도 고린도 동쪽으로부터 약 9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항구도시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이었던 뵈뵈(Pheobe)였다. '뵈뵈'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의 아폴로에게 주어진 이름인 '포이보스'(Phoibos)의 여성형이었기에 그녀는 아마도 바울을 만나 복음을 받아들이기 이전에 이방신을 섬겼던 여인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로마사회는 보호자와 피보호자라는 얽히고설킨 사회적인 네트워크로 형성되어 있었다. 보호자는 피보호자의 법적 경제적 후견인으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피보호자는 보호자의 명예와 권위를 드높여주는데 힘썼다. 로마제국 내 초기 기독교 공동체도 이러한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로 교회와 선교의 지평을 넓혀 나갔다. 바울이 뵈뵈를 '보호자'라고 한 것은 뵈뵈가 자신의 재력으로 바울과 그의 교회를 아낌없이 후원한 때문이었다.

바울은 뵈뵈를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천거하면서 그녀를 영접하고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위임장을 뵈뵈에게 써주면서 바울은 자신이 작성한 서한을 그녀 편으로 로마교회에 전달하였다. 사실 바울이 그 전에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는 로마교회에 전달할 중요한 서한을 한낱 여인이었던 뵈뵈에게 부탁하였다는 것은 그가 뵈뵈에 대한 신임이 얼마나 두터웠는가를 대변해 준다. 현존하는 바울서신 가운데 가장 최후의 작품인 로마서는 그 이후 교회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 되었다.

여성 사업가로서 로마를 수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던 믿음직한 뵈뵈가 이 일을 위한 적임자였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또한 바울의 서신을 전달해 준 뵈뵈 자신이 하늘나라의 사신(使臣)이요 서신이었던 셈이다.

이렇듯 물심양면으로 바울의 선교사역을 도운 뵈뵈와 같은 이들의 헌신과 봉사는 초기교회의 성장 동력이었다. 하나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지도 모를 한 무명의 여인을 거짓 이방신으로부터 구하여 그의 나라 확장을 위해 사용하셨다. 녹록찮은 이곳 이민교회. '뵈뵈'라는 이름에 담긴 뜻처럼 '순전'한 봉사로 이민교회를 일으켜 세울 일꾼들을 하나님은 찾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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