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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음악계 움직이는 런던 5대 오케스트라] 무궁무진한 음악적 자원이 ‘힘’

LA필 뮤직 디렉터 출신 살로넨, 필하모니아서 빛나

런던은 세계 최고의 음악 도시다. 파리ㆍ뮌헨ㆍ베를린에는 각각 세 개의 오케스트라가 있고, 빈·상트페테르부르크·뉴욕도 놀라운 음악의 도시지만, 런던의 음악적 자원은 질적, 양적, 그리고 다양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우월함을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다.

역사적 전통과 음악적 용광로의 경이로운 조합이랄까. 그 명성을 뒷받침하는 원천은 다섯 개의 국제적 오케스트라로부터 나온다.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그리고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것이다.

LA필을 떠나 런던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에사-페카 살로넨의 합류로 런던은 더욱 음악으로 빛을 낸다.

런던의 음악적 파워를 들여다본다.

올해 초 우리는 쇼팽의 200주년을 두 번 기념했다. 2월 22일은 공식적인 그의 탄생일이고 3월 1일은 작곡가가 스스로 밝힌 생일이다. 2월 22일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은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독주회를 열었다.

쇼팽의 마지막 소나타 두 개를 연주했다. 같은 홀에서 3월1일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쇼팽의 전주곡과 연습곡ㆍ녹턴 등을 연주했다. 훌륭한 공연이었다. 다른 도시에서 이 중 하나라도 열렸다면 이번 시즌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기록됐을 것이다.

런던의 행운은 계속됐다. 3월 26일 첼리스트 요요마와 피아니스트 에마누엘 액스가 쇼팽의 첼로 소나타를 바비칸 홀에서 들려줬다.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단 15분 떨어진 곳이다.

또한 이즈음 지메르만ㆍ폴리니 무대의 앞뒤 일주일 사이에 많은 오케스트라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이하 필하모니아)는 세 번 공연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런던필)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런던심포니)는 각각 두번이다.

또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BBC)도 공연일정이 잡혀 있었다.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빈필)는 로린 마젤의 지휘로 런던에서 연주했다. 메조소프라노 안젤리카 키르히슐라거의 독창회와 에머슨 콰르텟의 드보르자크 공연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프로코피예프 '갬블러' 무대도 있었다.

이 정도면 '음악 축제'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런던에서는 '일상'이다. 5월초에만 런던심포니 BBC 런던필 필하모니아 그리고 로열 오페라의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의 독창회 무대가 마련됐다.

모차르트에서 닐센 티페트에서 마르티누까지의 작곡가가 등장한다. 7~9월은 야외 콘서트로 바쁘다. 유명한 BBC 프롬스(www.bbc.co.uk/proms)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공연 스케줄 뿐 아니다. 런던의 음악적 자원은 끝이 없다. 세계적 수준의 음악 학교는 네 개 이상이다. 각 학교가 공개 레슨과 작은 음악 축제 학생 음악회를 연다. 크고 작은 성당과 교회도 각각의 공연을 연다. 합창과 오르간 연주가 특히 많다.

공공 콘서트를 여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도 상당하다. 이러한 아마추어 자원들이 세계적 수준의 다섯 오케스트라와 두 개의 오페라ㆍ발레 극장 두 군데의 고음악 연주단체와 실내악 오케스트라 네 곳을 지탱하는 힘이다.

런던의 오케스트라 역사는 비교적 짧다.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런던심포니조차 1904년 창설됐다. BBC는 1930년 런던필은 1936년이다. 필하모니아는 1945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로열 필)는 1946년 세워졌다.

하지만 런던은 헨델 시대 이후 중요한 음악적 중심지였다. 독일 작곡가 헨델이 영국으로 건너와 활동한 후 많은 유명 음악가가 같은 길을 택했다. 이들에게는 명예와 돈이 뒤따랐다.

하이든은 헝가리의 귀족인 에스테르하지 가문에서 하인 취급을 받으며 일했지만 런던에서는 유명 스타였다. 여기에서 번 돈으로 오스트리아 빈의 서역 인근 멋진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었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쇼팽 또한 런던에서의 수입을 계산해 본 후 이주를 고려했다. 하지만 그의 불안정한 건강과 런던의 날씨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런던 오케스트라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이 도시의 다양한 음악적 일상이 만들어내는 시너지와 경쟁이다. 사실 런던에서 열릴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의 횟수는 제한적이다. 특히 다섯 개의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도 제한된 공간에서 공연해야 한다.

오케스트라 하나당 런던 중심부에서 한 해 50개 이상의 공연을 열 수 없다. 로열필과 BBC의 연주 횟수는 더 적다. 영국 전역과 세계에서 공연하는 횟수가 더 많을 것이다. 여기에서 경쟁이 일어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런던의 공연 횟수는 2~3km 거리를 둔 두개의 도시에서 열리는 횟수와 비슷할 정도로 많다. 중심부에만 9개의 역사적인 공연장이 있다. 새로 지어지는 킹스 홀까지 하면 10개다. 이중 셋이 오페라ㆍ발레 극장이다. 음악ㆍ연기 학교의 홀과 극장 유명한 교회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스칸디나비아의 오케스트라가 자국의 가장 신선한 작곡가를 런던에 소개하는 등 세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나는 곳이 런던이다. 음악 학교에 초빙된 교수가 여는 피아노 독주회 또한 런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전통은 빠르게 다시 세워진다. 런던의 각 오케스트라는 짧은 시간에 상당한 음악적 유산을 만들었다. 필하모니아는 토스카니니ㆍ푸르트 벵글러ㆍ카라얀과 함께 BBC는 아드리안 볼트경 런던심포니는 한스 리히터와 에드워드 엘가와 함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었다. 런던필은 상임 지휘자 비첨과 솔티ㆍ텐슈타트와 로열필은 비첨ㆍ아슈케나지와 뚜렷한 사운드를 만들었다.

인터넷 등 기술의 발달 때문에 런던의 장점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연의 감동을 오디오 스트리밍으로 대체하기는 힘들다. 활력이 지속되고 많은 연주자가 오기를 희망하는 한 런던은 전 세계 문화와 음악의 수도로 남을 것이다.

어쩌면 런던의 황금 시기는 지나간 과거로 보일 수도 있다. 아주 가까운 과거조차 잃어버린 시기로 느껴진다. 쿠르트 마주어의 런던필 콜린 데이비스의 런던 심포니 도흐나니의 필하모니아 가티의 로열필 앤드루 데이비스의 BBC가 그렇다.

하지만 런던필의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런던 심포니의 발레리 게르기예프 로열필의 샤를 뒤투아 필하모니아의 에사- 페카 살로넨과 BBC의 이리 벨로흘라베크는 다시 앞으로의 10년을 새로운 황금 시기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런던 = 글 장세헌 국제변호사 번역·정리 김호정 중앙일보 클래식 담당 기자 사진 유니버설 뮤직·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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