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 D-2…붉은 함성 "우리는 하나"
가정도 직장도 응원 똘똘 뭉쳐
일과 학업으로 소원했던 부부.자녀 관계가 월드컵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가정의 끈'이 한결 촘촘해 지고 있다. 또 직장에서는 동료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피터 김(45)씨는 요즘 귀가가 즐겁다. 아내 아들과의 관계도 최근들어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다. 김씨 가족은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이 치른 4개 평가전을 모두 TV로 지켜봤다. 김씨는 "사춘기인 아들놈이 월드컵 시즌이 되자 나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특히 어제는 한국의 첫 경기를 어디서 볼거냐고 물었다"며 "마침 첫 경기가 토요일이라서 아들과 아내와 함께 단체 응원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경기지만 아침 일찍 가족이 오붓하게 설렁탕을 먹는 시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이크(34).제이미 주(33)씨 부부는 다시 '신혼'이다. 축구 결과를 놓고 내기도 했다. 마이크씨는 "누가 여자들이 축구 이야기를 싫어한다고 했나"라고 웃으며 "아내는 요즘 인터넷과 신문에서 월드컵 관련 보도를 꼼꼼히 보고 이런저런 예상평가를 내는 등 '준 전문가'가 다 됐다"라고 말했다. 주씨 부부는 금요일 밤 심야 영화를 즐기고 단체 응원전에 참석하기로 했다.
한인 기업들은 월드컵을 회사 전체의 단합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다수의 한인 은행들은 물론 보험사 회계법인 등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의 직원을 둔 기업체들이 직원들이 한데 모여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직원들이 함께 한 팀을 응원하며 '모두가 하나'라는 끈끈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사내 분위기까지 밝아져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과 2006년에도 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월드컵 응원으로 직원 단합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본 시티보험은 8일 사내 장식 모두를 월드컵 테마로 바꿨다. 이 업체 브라이언 정 사장은 "직원 40여명 모두에게 회사에서 월드컵 응원 티셔츠를 선물했다"며 "나이지리아전에는 식당을 빌려 직원 모두가 함께 응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라 한미 새한 등 다수의 은행들은 나이지리아전(22일 오전 11시30분)때는 본점 컨퍼런스룸을 오픈하고 프로젝터로 직원들이 함께 응원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중앙은 월드컵 게임 중계를 틀 수 있는 TV가 설치된 9개 지점에서 월드컵 기간 내내 관련 프로그램을 틀어놓는다.
CKP회계법인은 나이지리아전을 함께 응원하고 게임 뒤에는 곧바로 회식을 가질 예정이다.
CKP의 최기호 대표는 "작년 3월의 WBC에도 전직원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응원하며 화합을 다졌다"며 "1.5세 2세 직원들은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우석.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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