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시아의 약진'과 '유럽의 부진'
남아공월드컵 1차전을 통해 본 대륙별 평가
남아공 월드컵이 16일 스페인-스위스전까지 해서 각 조 1차전을 모두 끝냈다. 아직 16강 진출까지는 팀 당 2경기씩 더 치러야 하지만 한 차례 격돌을 통해 드러난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굳이 더 따져 본다면 유럽은 기대 미만 중남미는 보통 아프리카는 부진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특히 유럽의 부진은 아시아의 약진과 비교돼 눈에 띈다. 유럽은 1962년 칠레 대회 이후 남미와 함께 번갈아가며 월드컵 우승컵을 가져간 축구계의 양대 산맥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스페인 잉글랜드 등 우승후보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최고 전력을 갖춘 팀이 출전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유럽의 11개 본선 진출국 중 승리한 팀은 3팀에 불과하다. 5개 팀이 비겼으며 3팀이 졌다.
아시아의 약진의 신호탄은 한국이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것이다. 한국은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시종일관 압박한 끝에 완승했다. 일본이 아프리카 최강팀으로 꼽히는 카메룬을 1-0으로 꺾고 월드컵 출전 첫 원정 승을 따낸 것도 '변방'의 아시아 축구로선 큰 쾌거였다. 월드컵 5회 우승국 브라질과 대결에서 아쉽게 1-2로 지기는 했지만 북한도 브라질의 세계 최고 공격수를 꽁꽁 묶는 빗장 수비로 축구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럽을 대표하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미국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은 코트디부아르와 싱거운 경기를 펼친 끝에 0-0으로 비겼으며 동유럽의 강호 슬로바키아는 최약체로 꼽히던 뉴질랜드에 인저리타임에 동점 헤딩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독일만 호주에 4-0으로 시원하게 이겼을 뿐 전통의 강호 프랑스도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면서 우루과이와 0-0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대치에 못미쳤다.
유럽과 함께 축구계의 양대 산맥인 중남미는 이전 대회에서처럼 꾸준한 성적을 냈다. 브라질이 북한을 꺾었으며 또 다른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도 나이지리아에 1-0 신승을 거뒀다. 파라과이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선전 끝에 1-1로 비겼으며 멕시코는 남아공과 개막전에서 1-1로 패배는 면했다.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이라 어느 대회보다 아프리카 팀에 대한 기대가 높으나 아직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카메룬이 복병 일본에 덜미를 잡힌 것을 비롯해 알제리가 슬로베니아에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에 각각 0-1로 패했다.
본선에 오른 6개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가나만 세르비아를 1-0으로 잡았을 뿐이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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