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르헨티나에 한국이 지던날, 왜그래→그래!→악…탄식의 새벽
LA 한인타운 표정
수많은 한인들이 밤잠을 포기하며 한국 대 아르헨티나전 단체응원전에 나섰지만 참담한 결과에 실망해야만 했다.
평일 새벽이었음에도 붉은 티셔츠를 입은 한인들은 거리와 교회 자바시장 음식점 술집 찜질방 등에 모여 앉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대~한민국'을 목청껏 불렀지만 이들의 염원은 남아공까지 전달되지 못했다.
다운타운 ESPN존에 집결한 600여명 젊은이들도 한국팀의 패배에 고개를 떨구었다. 특히 후반 후반 34분 아르헨티나의 4번째 골이 터지는 순간 응원단의 상당수가 한숨을 내쉬며 ESPN존을 빠져나갔다.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에 재학중인 케네스 정씨(21)는 "그리스전에 완벽한 승리를 거둔 한국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경기였다"며 "선수들은 시작부터 아르헨티나라는 거대한 존재에 주눅들었다. 전술도 전략도 부족했다. 부끄러운 참패"라고 말했다.
동양선교교회에서 열린 단체응원전에 참석한 마이클 이(38.회사원)씨는 "황금 같은 휴가를 내어 오늘의 필승을 기원했지만 아르헨티나의 벽은 너무 높았다"며 "하지만 끝까지 잘 싸워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자바 시장의 업주와 종업원 시큐리티 가드등 100여명도 12가와 샌피드로 인근에 100인치대 초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지만 한국팀의 완패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찬영(55)씨는 "전반 자책골 때문에 한국이 실력발휘를 해보기도 전에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다"며 "그나마 이청용 선수의 만회골이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패배의 짙은 한숨도 잠시였다. 한인들은 이내 마지막 희망을 불살랐다.
한인들은 경기종료 휘슬 직후부터 22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전의 승리를 기원하며 끝까지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나이지리아전에서 이긴다면 극적인 16강 진출이 연출될 수 있다고 서로 위안하기도 했다.
한인 2세들로 주축된 응원단 레드타이거스 회원 존 최(29)씨는 "아직 나이지리와의 경기가 남아있고 승리하면 16강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며"달콤한 승리를 위해 더욱 큰 규모의 응원전을 준비해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준민.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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