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소매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중고제품 판매업소들은 불경기를 잊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새 상품 보다는 중고물품을 구입하는 알뜰 쇼핑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일가네 만물상(대표 제임스 이)은 올해 들어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이 대표는 "현재 매상은 작년 대비 10~20% 가량 늘었다"며 "중고물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계속 증가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A 한인타운내 가주만물상(대표 조덕희)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정도 증가했을 정도로 중고물품 판매가 활발하다. 조 대표는 "과거에 비해 찾는 고객의 연령층이 매우 다양해졌다"며 "요즘은 젊은층도 절약을 위해 중고물품을 많이 찾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이사철 및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어 중고물품 판매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들을 위해 중고물품을 구입하거나 이사를 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고물품 수요가 활발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중고물품을 구입하면 새 물품을 구입할 때와 비교해 절반 가격에서 많게는 80~90%까지 할인된 가격에 필요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새 제품을 구입할 경우 5000달러 정도하는 침대세트가 중고업소에서는 600~700달러면 구입이 가능하다.
주택경기 불황으로 집 규모를 줄이거나 차압되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중고물품이 증가한 것도 주요 이유다. 다양하고 품질 좋은 중고물품이 많아지면서 중고물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책도 마찬가지로 헌책방을 찾는 한인 고객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인타운내 위치한 헌책방 해피북의 정재성 대표는 "중고책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새 책도 정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알뜰고객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고물품을 찾는 한인들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중고시장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중고물품 온라인 장터를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데일리닷컴 중고물품 사이트 이용자는 올 초만해도 한주당 100건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00건 정도로 급증했다.
이 사이트의 운영책임자는 "한인장터서비스내 중고물품 코너 이용자가 증가한 것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