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전사들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쓰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일궜다.
22일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기며 온 국민의 염원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이정수의 동점골에 이은 박주영의 추가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게 페널티킥을 허용, 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올린 한국은 같은날 그리스를 2-0으로 제압한 아르헨티나의 뒤를 이어 B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이날 첫 승리를 거둔 그리스전과 같이 4-4-2 전형을 선보였다. 최전방 공격수에는 박주영과 염기훈이 발을 맞췄으며 박지성과 이청용은 좌·우측 미드필더로 출전, 공격과 수비를 이끌었다. 오른쪽 풀백에는 다시 차두리가 나섰으며 정성룡이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경기 시작 2분만에 나온 이청용의 오른발 슛과 전반 8분 기성용의 중거리슛으로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위협한 한국은 전반 12분 수비 실책으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치디 오디아가 오른쪽 측면을 뚫은 후 연결한 패스를 칼루 우체가 차두리를 제치며 오른발 슛을 성공시킨 것.
한국은 그러나 전반 38분 그리스전과 똑같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다시 기세를 올렸다. 전반 38분 이영표가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의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골 넣은 수비수’ 이정수가 헤딩 후 오른발로 나이지리아의 골망을 갈랐다.
1-1로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 4분 아크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박주영이 오른발로 감아차며 역전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전의 자책골로 부담을 안았던 박주영은 자신의 첫 월드컵 1호골과 함께 한국을 16강으로 이끄는 역전골을 넣으며 ‘킬러 본색’을 드러냈다.
후반 18분 염기훈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한 한국은 수비 강화에 나섰지만 나이지리아에게 동점골을 허용, 또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21분 왼쪽 측면이 뚫리며 아이예그베니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제공한 후 3분 후 페널티 지역에서 김남일의 거친 태클이 페널티킥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나이지리아의 거센 공격을 끝까지 막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오는 26일 A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우루과이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물러설수 없는 대결을 치룬다.
한편 이날 맨해튼 32스트릿 한인타운과 플러싱, 뉴저지 주요 한인타운에서는 수천여명이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쳐 붉은 물결을 이뤘다. 한인들은 16강 진출 확정 뒤 거리로 쏟아져나와 ‘대~한민국’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