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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소리 지르고 울고 박수 치고…다들 약간 미친 분위기였어요

원정 16강 일낸 뒤 라커룸에선…
박주영 "처음엔 골인 줄 몰랐죠"
이영표 "오늘은 웃을 특권 있다"?

22일 나이지리아전 무승부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허정무팀의 라커 룸 분위기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염기훈은 "선수들 모두 소리 지르고 웃으면서 박수 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다들 약간 미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청용은 "난 울지 않았지만 몇몇 선수들은 우는 것 같았다. 감독님은 23명 모두를 일일이 안아주셨다"고 덧붙였다.

흥분된 분위기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이어졌다. 주장 박지성은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16강이 이렇게 힘든 건지 새삼 깨달았다. 오늘은 모든 걸 잊고 16강 진출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평소 인터뷰를 꺼리는 박주영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프리킥을 차는 순간 수비수에게 가려 골인지 몰랐다. 골망이 출렁이는 걸 보고서야 골인 줄 알았다. 내 골은 혼자 넣은 게 아니라 동료들 모두가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항상 덤덤하던 그의 얼굴에 기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또 "앞으로 1~2경기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새로운 일(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골키퍼 정성룡은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던 순간의 뒷얘기도 웃으며 전할 정도로 여유를 되찾았다. "코칭스태프가 나이지리아에 페널티킥 기회가 생기면 우체가 차게 될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우체는 주로 왼쪽으로 찬다고 방향까지 일러줬다. 그런데 정작 키커로 나선 것은 야쿠부였다. 당황해서 벤치를 보니 아무런 사인도 주지 않더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골을 허용한 뒤 (이)운재 형을 보니 뒤늦게 방향을 표시해주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그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속얘기를 털어놓았다. "셀틱에서 3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내가 따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대표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프리킥과 체력훈련을 틈나는 대로 했다.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 확신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감각이 떨어진 나를 계속 기용하며 기회를 주신 허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두 골을 합작한 이정수와의 호흡에 대해 기성용은 "사실 연습 때는 (이)정수 형이랑 정말 잘 안 맞았다. 내가 차면 엉뚱한 데 가 있고 그랬다.

경기 전 정수 형이 '오늘 경기에서 너랑 나랑 얼마나 잘 맞는지 한번 보자'면서 선전을 다짐했는데 이제는 뭔가 잘 맞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영표는 "원정 16강이라는 큰일을 이룬 날이다. 오늘은 정말 마음껏 즐기고 웃을 수 있는 특권이 우리에게 있다. 오늘만큼은 선수들 비판을 하지 말아 달라. 비판이 있더라도 단호히 거부할 권리가 있는 날이다"고 전했다.

더반=이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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