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호르몬 불균형(hormonal imbalance) 때문일까? 김성호 산부인과 전문의는 “우리 몸 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종류가 많고 그 많은 호르몬이 서로 균형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증세만 해도 6000여 가지에 달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찾기도 힘들 뿐 아니라 섣불리 호르몬 불균형이라 진단 내리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호르몬 불균형에 대해 들어 본다.
#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
김성호 전문의는 "호르몬 불균형은 여성의 생식기관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의 뇌에서 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뇌의 밑에 있는 뇌하수체는 갑상선을 비롯해 아드레날린 성장 호르몬 수면 난소(배란) 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호르몬 분비를 조정하는 일종의 '호르몬 사령탑'이다.
만일 뇌하수체에 어떤 자극이 가해지면 이제껏 잘 하고 있던 작용들이 균형을 잃게 되어 마치 도미노현상처럼 호르몬 분비가 맞물려서 문제를 유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트레스다. 20대 여성들 특히 여대생들 중에는 시험 기간만 되면 생리가 멈추었다가 다 마치면 다시 원상태가 되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또 예민한 여성의 경우 심하게 남편과 싸운 후에 생리불순이 올 수 있다. 마라톤이나 발레 등을 하는 여성들 중에는 대회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연습을 할 때 역시 생리를 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것도 같은 이유다.
김 전문의는 "심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체중이 100파운드 미만인 여성들 중에는 호르몬 불균형 증세로 생리가 불규칙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지적으로 심한 압박감을 받을 때 뇌하수체가 자극을 받는다는 얘기다. "난소나 자궁의 혹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생활 속의 각종 스트레스"라는 게 김 전문의의 지적이다.
# 다낭성 난소 물혹일 때 문제
여성에게 난소(ovary)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만드는 공장이다. 나이가 들면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 생성이 줄어들고 결국에 멈추게 되는데 이것은 자연적인 노화현상이기 때문에 병이라 하지 않는다.
문제는 난소에 혹이 생겼을 때도 여성 호르몬 생성에 차질이 오는데 이때 잘 이해해야 할 것이 '어떤 종류의 혹이냐' 하는 것이다. 한 두 개가 따로 따로 떨어져 생길 때는 호르몬 불균형 증세가 심하게 오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개가 함께 있는 다낭성 난소(polycystic ovary) 질환일 때는 호르몬 불균형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자궁에 근종이 있을 때도 그렇게 심하게 호르몬 불균형 증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문제는 다낭성 난소인 것이다. 심할 경우 여성 호르몬 생성이 안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여성인데도 수염이 날 수 있다. 이 밖에 여드름이 특히 턱주변에 심하게 나고 생리가 불규칙하게 되고 심하면 불임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계속 난소의 혹이 커질 경우 자칫 난소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음파와 산부인과 피검사로 '어떤 혹인지'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음파를 통해 혹 속에 이빨 같은 것이나 혹은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 등이 들어 있으면 제거 수술을 해야 하지만 단순히 물혹일 경우는 어느 정도 사이즈가 커지기 전에는 억제시키는 피임약 처방을 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호르몬 치료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 증세
호르몬 불균형이 오면 어떤 증세가 나타날까?
김 전문의는 "종류가 많아서 증세를 정확히 짚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지 한 두 가지 증세로 단정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생리가 규칙적이던 사람이 불규칙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증세다.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일주일 정도 생리를 하는 것을 정상으로 본다면 불규칙하게 된다는 것은 한 달에 두서너 번 하거나 아니면 여러 달에 한 번 하는 것을 말한다. 또 양도 너무 많거나 혹은 적게 되고 아예 생리가 멈추기도 한다.
체중이 급격히 올라가고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높아질 수 있다. 수면에 지장이 오고 경우에 따라서 우울증세와 히스테리도 나타난다. 당뇨병과 자궁과 난소에 종양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주름살이 현저히 많아 진다거나 피부가 까칠해지는 등의 증세가 호르몬 불균형 때문이란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는 것이 김 전문의의 설명이다.
■전문가 어드바이스…코·턱 주변 수염나면 의심
○ 호르몬 불균형이 의심될 때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가 일반 피검사가 아닌 산부인과적인 피검사 등 전문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그대로 둘 경우 다른 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 특히 코 밑이나 턱 부위에 남자처럼 검은 수염이 나기 시작하면 즉시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의 밸런스가 깨져서 나타나는 증세이기 때문이다.
○ 치료약으로 처방해 준 피임약을 복용하고 속이 메스껍거나 체중이 늘고 머리가 빠지고 유방이 커지고 통증이 있고 몸이 자주 붓고 얼굴에 검은 점이 생기고 두통과 어지러움증이 심하면 의사에게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방약의 부작용일 수 있다.
○ 폐경기 여성으로 핫 플래시가 심하거나 골다공증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호르몬 불균형 치료약을 복용하면 좋다.
○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되는 것은 호르몬 불균형과 관계가 없다.
○ 호르몬 불균형 예방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건강식과 운동으로 체중 증가를 억제한다. 그래야 혈압 콜레스테롤 면역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