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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옌순, 윔블던 이변연출…로딕 꺾고 8강행

Los Angeles

2010.06.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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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나, 샤라포바 제압
루옌순(82위ㆍ대만.사진)이 지난해 준우승자 앤디 로딕(7위ㆍ미국)을 격파하는 이변을 일궈내며 윔블던 테니스대회 8강에 진출했다.

루옌순은 28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7일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로딕을 3-2(4-6 7-6〈3> 7-6〈4> 6-7〈5> 9-7)로 물리쳤다.

2001년 프로로 전향한 루옌순은 주로 등급이 낮은 챌린저대회 위주로 출전해 온 선수다. 투어대회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고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 3라운드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

그러나 루옌순은 윔블던에서만 세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던 로딕에게 8년 만에 가장 일찍 탈락하는 수모를 안기며 대만 선수로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을 달성했다.

아시아 선수를 통틀어도 2007년 US오픈의 이형택 2008년 US오픈의 니시코리 게이(일본)가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른 적이 있지만 8강에 진출한 선수는 1995년 윔블던의 수조 마스오카(일본) 이후 15년 동안 없었다.

로딕은 최고시속 221㎞의 강서브를 앞세워 첫 세트를 따냈지만 루옌순도 최고시속 206㎞의 서브를 날리며 팽팽하게 맞섰다.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두 세트를 내리 따내며 전세를 뒤집은 루옌순은 4세트에서 게임스코어 3-0까지 앞서다 로딕에게 역전을 허용해 기세가 꺾였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고 5세트에도 시소게임을 계속한 루옌순은 16번째 로딕의 서브게임을 따내며 4시간36분의 혈투를 마무리했다.

세 번 맞붙어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로딕을 3전 4기 끝에 마침내 무너뜨린 순간이었다.

루옌순은 "5세트에 가면 타이브레이크가 없기에 서브가 약한 내가 이길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계속 싸워나가며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었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 코트 옆 의자에 조용히 앉아 감격을 곱씹은 루옌순은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시지 않아 슬프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하늘에서 이 경기를 지켜봤으리라 믿는다"면서 양계업을 하며 운동을 뒷바라지했던 아버지를 추모했다.

루옌순은 8강에서 노박 조코비치(3위ㆍ세르비아)와 맞붙는다.

한편 여자 단식에서는 서리나 윌리엄스(1위ㆍ미국)가 마리아 샤라포바(17위ㆍ러시아)를 2-0(7-6〈9> 6-4)으로 격파하고 8강에 올랐다. 서리나는 19개의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부상에서 회복한 샤라포바의 추격을 따돌렸다. 2004년 윔블던 결승에서 당했던 패배도 6년 만에 설욕했다. 서리나는 리나(12위ㆍ중국)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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