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몽상가를 흔히 '머리가 좀 어떻게 된 사람'으로 생각한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그리 후하지 않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드는 몽상을 유아적이고 신경증적 현상으로 해석했다.
현대 심리학 교과서도 몽상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편이다.
잦은 몽상을 정신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조증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 그런 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 같은 관점과는 달리 몽상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몇몇 심리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몽상이 갖는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몽상이 두뇌에 일종의 휴식을 준다는 가설도 그 중 하나이다.
또 몽상은 창의력의 원천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상상력을 몽상이 극대화한다는 말이다.
나아가 몽상은 몽상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평소 몽상을 한다는 뜻이다.
UC 샌타바버러의 심리학과 교수인 조너던 스쿨러와 조너던 스몰우드는 몽상과 관련 최근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 깨어있는 시간의 30%를 평균적으로 몽상을 하는데 쓴다는 것이다.
이들 교수에 따르면 또 텅 빈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들은 더욱 몽상을 많이 한다.
운전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하는 시간이 운전 시간의 75% 안팎에 이른다는 것이다. 스몰우드 교수는 "초점에서 벗어난 상상을 자주 하면 보통 나쁘게들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 않다.
교통 혼잡으로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것처럼 몽상이 아닌 어떤 생각들이 머리 속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더 나쁜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대학의 심리학자인 에릭 클링거도 스몰우드 교수와 똑 같은 의견이다.
그는 "차들로 도로가 꽉 막히는 상황에서 씩씩거리는 것보다는 멋진 해변을 상상하는 게 훨씬 몸에도 이롭다"며 몽상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 학자들도 몽상의 단점을 인정한다. 예를 들어 독서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자꾸 몽상을 하면 일의 효율을 낮아진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몽상을 부정적으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의 요지이다. 특히 몽상은 창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이들은 생각한다.
예컨대 눈(eye) 가운(gown) 바구니(basket) 등의 단어를 제시할 때 이들 단어에 볼(ball)을 붙여서 안구(eyeball) 야회복(ball gown) 농구(basketball) 등의 단어를 재빨리 상상해 낼 수 있는 것은 두뇌가 몽상할 때와 같은 작동 원리로 몽상이 상상력과 연계돼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