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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을 찾아서] (7) 멕시코 요리 전문점 소노라 카페

Los Angeles

2000.05.0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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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미 남서부 지방 인디언들의 요리에 바탕을 두면서도 미식가들의 입맛에 맞게 변화를 준 요리를 선보이는 소노라 카페. 1986년, 다운타운에 문을 열었다가 1994년, 예전의 시티 카페 자리인 라브레아 거리로 이전한 소노라 카페는 옥수수, 토마토, 피망과 같은 알록달록한 원색의 재료가 조화된 것이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한다.

사실 전통적인 멕시코 음식은 논두렁에서 커다란 양푼에 찬밥과 열무 김치 넣고 참기름 둘러 비벼먹던 밥처럼 토속적인 맛이 강하다. 이에 비해 소노라 카페의 음식은 지나치게 세련되고 깔끔해 보여 처음에는 과연 전통적인 맛이 남아 있기나 한 걸까 걱정스럽다. 하지만 먹어보면 토속적인 향기가 짙게 남아 있어 의외라고 느껴진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맛있는 압구정 떡볶이를 우아하게 먹는 것에 비해야 할까.

소노라 카페의 실내는 남서부의 소박한 전원풍으로 꾸며져 있으며 적갈색 캔버스를 씌운 패리오의 파라솔 부분은 마치 새도나의 조용한 호텔 식당에라도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채 요리인 바다 소금으로 구운 홍합 (Prince Edward Island Mussels)은 바닷가의 포장 마차 아저씨가 단골이라고 큰 인심 써 특별히 연탄불에 구워 준 것처럼 감칠맛이 나는데 매운 향까지 있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양젖, 브리, 모짜렐라 등 세 가지 치즈 께사디야는 망고 크림과 파파야 살사를 곁들여 달짝지근한 것이 남극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같은 요리라도 길가 타코 스탠드에서 사먹으면 싸구려 음식이지만 분위기와 그릇, 장식 등 삼박자가 딱 맞다 보니 또띠야에 치즈 얹은 간단한 음식 께사디야도 고급 요리 같다. 얇게 저민 배와 엔다이브, 실톤 치즈에 호두를 끼얹고 배의 향이 들어간 드레싱으로 버무린 샐러드는 담백하고 깔끔하며 새콤달콤한 것이 꼭 첫 사랑의 맛이다.

포크 챱을 타말레, 망고 파파야 살사와 함께 내오는 것은 썩 괜찮은 조화였다. 버섯, 시금치, 양파와 양젖 치즈로 속을 채운 엔칠라다를 베이즐과 할라페뇨, 토마토 살사, 옥수수, 말린 토마토와 함께 조화시킨 것은 미 남서부 요리, 멕시코 요리의 세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데킬라 생산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출신의 주방장, 펠릭스 살체도 (Felix Salcedo)는 칠리와 옥수수, 또띠야 등 지역적 풍미가 가득한 소재로 담백한 맛, 그리고 식욕을 자극하는 밝은 색조의 접시를 창조하는 데에 비상한 재주를 지녔다.

소노마 카운티와 나파 벨리에서 제조한 캘리포니아 산 가운데 40달러 미만의 좋은 와인 리스트를 40종 이상,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으며 8가지나 되는 마가리타도 소노라 카페의 자랑거리다. 후식 가운데는 카피로타다 (Capirotada)라는 이름의 브레드 푸딩과 바닐라, 초코렛, 커피 향의 세 가지 미니 크림 브를레가 권할 만하다. 전채 요리는 7달러에서 13달러, 메인 디쉬는 13달러에서 27달러, 후식은 7달러이다. 5월 1일부터 10월까지만 맛볼 수 있는 그린 콘 타말레는 소노라 카페의 자매 식당인 멕시코 식당 엘 춀로 (El Chollo)의 전통적인 맛 그대로이다.

월요일은 11시 반부터 9시까지, 화 수 목요일은 10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11시까지 문을 열며 일요일은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저녁만 한다.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쭉 서쪽으로 가다가 라 브레아 길을 만나 우회전해 가다 보면 오른쪽에 있다. 180 S. La Brea Ave. Los Angeles, CA 90036 예약 전화 (323) 85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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