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도 하지. 아무리 국경이라지만 인간이 그어 놓은 선에 불과한데 그 금을 경계로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니 말이다. 샌 디에고에서 약 30분만 더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미국의 인접 국가, 멕시코. 캘리포니아와 맞붙어 있어 마치 아리조나, 네바다처럼 다른 주를 찾는 것 같은 느낌밖에 가질 수 없지만 달리는 차와 사람이 다르고 간판이 다른 국경 도시, 티화나는 분명 외국임에 틀림없다. 포장이 고르지 못한 도로 사정 때문에 자동차는 롤러 코스터를 탄 듯 덜컹대지만 국경을 벗어나면서부터 뭔지 모를 야릇한 해방감과 기대감에 기분은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60년대 서울의 소박하고 사람 냄새 나는 모습에 대한 향수가 있다면 멕시코를 향해 핸들을 돌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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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도시 티화나는 주거 인구 이외에도 쇼핑을 위해, 그리고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도 마시고 낭만적인 경험을 해보겠다는 기대를 안고 이 땅을 찾은 미국 본토와 전 세계 관광객들로 넘실댄다.
샌 이시드로 국경 (San Yisidro Border Crossing)을 통해 국경을 건넌 뒤 리오 티화나 방면이라는 표지판 (Rio Tihuana Rio Zone)을 따라 가면 시청 (Palacio Municipal) 부근의 리오
티화나 (Rio Tijuana)부터 시작하여 마치 서울의 이태원 같은 쇼핑 가가 쭉 펼쳐진다.
이 길에는 가죽 제품, 도자기, 은 세공품, 그리고 알록달록한 꽃, 구슬 장신구, 인형, 아즈텍 문양을 넣은 조각, 장식품, 생활 소품, 가구 등을 팔고 있는 점포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한국 사람들이 돈을 많이 풀어서일까. "아저씨, 싸게 줄께요." 라는 한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해가며 호객 행위를 하는 멕시코인 점원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남대문 시장에서 요란한 박수 소리와 "골라, 골라." 하는 북새통 속에 장 보던 기억이 새롭다.
티화나에서 쇼핑을 할 때는 과감하게 흥정을 해야 한다. 최고 90 퍼센트까지 흥정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그들이 얼마나 과장된 가격을 부르는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티화나 시에서는 물건을 구입했을 때 꼭 영수증을 요구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국경까지 넘어 왔는데 티화나에서 슬쩍 쇼핑만 하고 가기는 뭔가 서운하다. 보다 멕시코다운 면모를 볼 수 있는 해양 도시, 엔세나다로 향해 보자. 카타리나 섬에서 떠나는 유람선이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엔세나다에 들어서면 우선 부산의 자갈치 시장에 온 것처럼 생선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마늘과 매운 고추를 먹고 소주처럼 독한 데낄라를 마셔서일까. 멕시코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우리들과 정서가 비슷하다. 데카타, 코로나 등 맥주 상표를 앞세운 칸티나(Cantina, 멕시코 식당)들은 진로 두꺼비가 그려진 간판이 반짝이던 횟집을 떠올리게 한다. 즉석해서 대합조개로 회를 떠 주는 옹색한 노상 주점에 앉아 오렌지 색 환타 병을 보고 있자니 멍게와 해삼을 오이에 꽂힌 옷 핀을 빼내 찍어 먹던 길거리 포장 마차가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생선 튀김을 또띠야에 싸 살사와 온갖 소스를 끼얹어 먹는 피시 타코는 엔세나다의 명물, 노점일 경우 아무리 비싼 곳이라 하더라도 6 페소를 넘지 않으니 꼭 맛보기를.
엔세나다는 로자리토와 엔세나다 방면으로 뻗어있는 리오 티화나 리오 존 (Rio Tihuana Rio Zone)을 타고 가면 된다. 멕시코도 외국이다. 갈 때는 꼭 여권과 영주권 등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