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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핫이슈를 영화로 만든 까닭은…‘수퍼맨을 기다리며’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

New York

2010.07.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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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소재 ‘불편한 진실’ 제작한 거장…“미국 교육 문제점 고칠 희망 제시하고 싶다”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로 지구 온난화 현상을 대중적인 논쟁으로 끌어올린 영화감독, 데이비스 구겐하임이 올 가을 미국 교육계를 진단하는 다큐멘터리 ‘수퍼맨을 기다리며’로 돌아온다.

구겐하임 감독의 영화 제작은 “미국 공교육 시스템은 망가졌다”는 명제로부터 시작한다. 고등학생 두 명 중 한 명이 졸업하지 못하는 교육 현실을 짚어보고 어디가 어떻게, 왜 곪았는지 진단한다. 그리고 “그래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넘어간다.

지난 5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전국교육기자협회에 참석, 시사회를 가진 감독과 기자들의 대화를 토대로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그는 자녀를 사립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항상 지나치는 공립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미국의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는 미국내 흑인, 히스패닉, 중산층 백인 등 5명의 학생을 쫓아다니면서 이들이 겪는 교육 문제, 학교 선택 등의 이슈를 다룬다. 5명의 스토리와 함께 미국 교육 통계 자료 등이 오버랩된다. 차터스쿨 옹호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아 일부 비평가들은 ‘차터스쿨 찬성 영화’라는 주홍글씨를 달아 비난하고 있다. www.waitingforsuperman.com.

-영화 제작 동기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떤 학교에 배정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복권 당첨과 같다. 아이의 미래가 운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또 보통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만들고도 싶었다.

영화가 교육정책을 바뀌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는 안 되더라도 사람들이 지금까지 관심 없었던 부분에 다시 관심을 갖고 연결되면 좋겠다.”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중퇴자가 감옥에 갈 확률이 60% 이상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가 재소자들을 위해 1년간 쓰는 예산은 3만달러다. 한 학생을 12학년까지 사립학교에 보내고도 남는 예산이다. 대규모 공립학교가 아닌, 소규모 학교에서 관심을 받으면서 제대로 교육받았다면 재소자 예산에 그만큼 들어갈 이유가 없다.”

-사립학교를 지지하는 건가.

"영화에서 차터스쿨을 지지하는 민주당도 비판했고, 나처럼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느라 공립학교를 버린 부모도 비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나 교사, 부모들이 갖고 있는) ‘애는 안 돼’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시스템보다는 특정 집단 학생들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한다. 이 애는 안된다고. 이 불편한 진실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한 교육 개혁은 안 된다.”

-왜 지금, ‘교육’인가.

"예전에는 ‘상하이가 어디지?’라고 물어도 괜찮았다. 글로벌 경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1970년대부터 미국은 교육 면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뒤처지기 시작했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학생들 수학 점수가 가장 낮다. 하지만 ‘시험을 잘 치렀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모두가 ‘자신이 제일 잘했다’고 답변했다. 이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다.”

-교사평가제 도입 등 교사 자질 재정비가 화두다.

"교사들의 평가에 따라 학생들의 카테고리가 정해진다. (시험 성적 등을 이유로) 일단 기대치가 낮아진 그룹에 속하면 학생들이 더 열심히 하기 힘들어진다. 또 좁혀지지 않는 고소득층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 사이의 차이도 문제다. 은연 중에 교사와 사회가 ‘쟤네들은 못 배워’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은 아닐까.

왜 아이들이 교육 시스템 안에서 망가진 다음에야 고치려고들 나서는가. 부모들이 교육 문제에 참여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과 싸우고 싶다. 학교가 제대로 굴러가면 이런 문제는 사라진다. 학교가 부모에게 손을 건네면 부모도 학교에 손을 건네기 시작한다.”

-좋은 학교를 계속 개교할 수만은 없는 현실 아닌가.

"좋은 학교를 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학교를 고쳐내는 것이다. 커뮤니티가 살려낼 수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학부모들이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교사들이 더 열심히 가르치면 개혁은 가능하다. 교육은 결국 커뮤니티 전체의 문제다."

[차터스쿨의 역사] 공교육 보완해 줄 대안학교로 출발

차터스쿨의 역사는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대안학교를 찾는 여정과 함께 시작한다.

'차터(charter)’라는 용어는 1970년대 뉴잉글랜드 지역 교육가 레이 버드가 제안했다. 독립적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미국 내 50개주에서 차터스쿨이 가장 많은 곳은 캘리포니아주로, 750개 학교가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 뒤로는 애리조나, 텍사스주가 뒤따르고 있다. 뉴욕주는 차터스쿨 숫자 상으로 12위다. 미시시피주는 차터스쿨이 단 한 곳으로 꼴찌다.

차터스쿨 개교를 허락하는 법안을 맨 처음 통과시킨 주는 미네소타주다. 1991년이었다. 자연스럽게 미국 최초 차터스쿨은 이곳에서 시작됐다. 가장 최근 이 법안을 통과시킨 주는 메릴랜드로 2003년이었다. 2003년까지 총 40개주가 차터스쿨 개교 법안을 통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역대 대통령들의 차터스쿨 지지 성향은 항상 높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7년 “2002년까지 총 3000개의 차터스쿨을 개교하자”고 역설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차터스쿨 지원금으로 20억달러를 지원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1994년까지 연방 교육부가 차터스쿨과 관련해 실제로 지원한 금액은 600만달러에 달한다.

뉴욕주는 1998년에 차터스쿨 개교를 허락했다. 현재 100여개 차터스쿨에 2만5000여명이 등록돼 있다. 뉴욕주는 최근 연방정부 지원금 RttT(Race to the Top)을 타내기 위해 차터스쿨 개교 숫자를 제한했던 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에서는 향후 4년 안에 주내 차터스쿨의 숫자를 260개 더 늘릴 수 있다. 이는 현재 차터스쿨 200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해 뉴욕시 차터스쿨 숫자는 214개교로 늘어날 수 있게 됐다. www.uscharterschools.org

조진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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