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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박물관 산책-99] 레퍼츠역사주택(Lefferts Historic House)

18세기 브루클린 생활상 보존

레퍼츠 가문 살던 집 시에 기증 1918년 플랫부시서 공원으로 이전

레퍼츠역사주택(Lefferts Historic House)은 브루클린에 있는 프로스펙트파크 안에 있다.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브루클린 지역에 있던 농장에서 살던 주민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주택과 생활 박물관이다. 특히 지역 주민들은 물론 뉴욕시 200년의 역사를 보존하는 귀중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레퍼츠역사주택이 지어진 때는 1783년이다. 그러나 주택의 연원을 따지자면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뉴욕시 인근 지역에 유럽계 이민자들, 특히 가장 먼저 정착한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뉴욕시 인근에 자리를 잡은 것은 17세기 중반이다. 이들 중에서 피터 잰슨 해지아웃(1621∼61)은 현재의 브루클린 플랫부시(Flatbush)에 자리를 잡고 농장을 일궜다.

현재의 플랫부시는 당시 네덜란드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네덜란드 말로 ‘Vlake Bos’로 불렸는데 아마도 당시 이 지역은 낮은 관목들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flat bush=wooded plain’을 뜻하는 이 같은 지명이 붙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해지아웃이 사망한 뒤 그의 후손이 이 집에서 계속 살았는데 1776년 독립전쟁이 일어나면서 집이 완전히 파괴됐다.

1776년 8월말에 플랫부시 근처에서 3만1000명의 영국군과 독일용병(헤시안 병정)과 2만여명의 애국군(대륙군) 사이에 벌어진 브루클린 전투가 벌어졌다. 이 전투 며칠 전 조지 워싱턴 장군이 지휘하던 애국군이 레퍼츠 가문이 살던 집을 불 태워 버렸다.

이것은 수세에 처한 애국군이 맨해튼 등으로 퇴각하면서 이 집이 영국군의 소유가 될 것을 우려해 군사적 근거를 없애려는 청야작전의 일환으로 파괴된 것이다.

그 후 독립전쟁이 끝난 뒤 1783년 해지아웃의 4대 손자인 피터 레퍼츠(1753∼92)가 농업과 상업으로 큰 성공을 거둬 현재의 주택을 다시 건축했다. 피터 레퍼츠는 독립전쟁 당시 육군장교로 참전했고 이후 킹스카운티(당시 브루클린의 지명) 법원 판사, 연방헌법을 비준한 뉴욕주의회 대의원 등 명사로 활동했다.

피터 레퍼츠의 후손은 이 집에서 1917년까지 대를 물려가며 살았다. 그러나 1917년 브루클린 지역이 개발되면서 집이 헐릴 위기에 처하자 레퍼츠 가문은 집을 뉴욕시에 기증하면서 주택을 북쪽으로 6블록 떨어진 프로스펙트파크 안, 곧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뉴욕시는 이를 받아들여 집을 헐지 않은 채로 공원 안으로 옮겨 1920년 현재의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이후 브루클린의 생활상을 보존하는 주택박물관으로 각종 전시, 문화 역사 이벤트,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레퍼츠역사주택에는 18세기 당시 네덜란드 이민자 어린이와 흑인 노예 어린이, 인디언 어린이들이 즐기고 놀던 장난감과 게임 등과 함께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갖고 온 네덜란드 언어로 된 성경, 레퍼츠 가문의 토지 소유권을 증명하는 땅문서, 가구와 생활 도구, 생활용기와 공예품, 초상화 등 미술품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들 전시품들은 피터 레퍼츠의 손녀딸로, 평생 동안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거투르드 레퍼츠 밴더빌트가 쓴 일기 등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중에는 실제 18세기 쓰였던 생활용기 등도 있고 일부는 그의 일기 등 기록을 토대로 수집되거나 모조품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레퍼츠역사주택은 이 같은 전시와 함께 추수감사절 축제, 옛날 어린이들이 부르던 노래와 이야기 낭송회, 양초와 버터 만들기 워크숍, 재봉기술 워크숍 등 미국 식민지 시절의 역사와 문화를 오늘에 전승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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