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기술이나 라이선스가 필요한 네일·미용 업계를 비롯해 3∼5년 경력 직원을 찾는 은행, 영어에 능통한 사무직 직원을 뽑는 병원 등은 “사람이 없다”며 고개를 흔들 정도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와중에서 경력이 짧거나 긴 직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은 반면 선호도가 높은 중간 경력자는 취업시장에 나온 경우가 드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달째 병원 데스크 업무를 볼 직원을 찾고 있다는 플러싱의 한 병원 관계자는 “파트타임을 하겠다는 학생은 많지만 영어에 능통한 유경험자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브로드애브뉴에 있는 버르장머리 미용실도 현재 헤어디자이너 채용공고를 낸 상태다. 결원이 생기면서 지난주부터 경력 8년 정도의 미용사를 찾고 있는데 아예 지원자가 없어 고민이다.
러더포드에 있는 한 네일살롱은 2주에 걸쳐 5명을 인터뷰한 끝에 간신히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았다. 정혜단 사장은 “지난 여름과 비교하면 일하겠다는 사람은 분명히 많아졌지만 업계에서 선호하는 경력 7∼10년, 라이선스 소지자 등 여러 조건을 만족시킬 사람은 구하기 힘들다”며 “중간 경력자들은 자리 옮기는 것을 주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경력 3∼5년의 론 오피서를 중심으로 곧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한 경력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은행 아메리카 전성호 부장은 “경력직 론 오피서는 물론 대부분 포지션에서 막상 채용을 하려고 하면 인력 풀이 풍부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경력자를 금융위기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할 수 없는 것이 인력 채용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인사담당자는 “요즘은 사람이 필요해도 연봉을 높여가며 스카우트까지 해 올 순 없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경력자 채용은 더 어려워졌고, 반면 옮기는 입장에서도 연봉이 크게 올라가지 않는 한 자리를 지키는 게 낫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