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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열정 만큼 부모들 영어 배워야"

Washington DC

2010.08.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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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스트대 허유남 박사, 설문 조사
청소년들 "사회 소통 조력자 책임 느껴"
“부모님이 영어를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고 미국 시민이잖아요.”

“제가 대학에 진학해 집을 떠나게 되면 누가 부모님을 위해 통역을 해줄 수 있을지 걱정돼요.”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땐 영어를 해야 하잖아요. 제가 돕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도 부모님 스스로 영어로 의사 표현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민 1세대 한인 부모를 둔 10대 청소년들의 말이다. 최근 워싱턴 일원 82명의 청소년들과 70명의 부모들을 상대로 실시한 ‘한국계 이민자들의 언어 정체성 연구’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의 영어구사 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위치한 미드웨스트 대학(WDC) TESOL(외국인을 위한 영어지도)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허유남 박사와 동 대학원에 재학중인 정찬영씨가 대형교회 교인들과 한국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

한국어와 영어 두 언어의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영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부모 세대는 한국어와 영어 두 언어를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지적해 차이를 보였다. 특히 청소년들은 한국어는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언어라기 보다는 가족, 혹은 다른 한인들과 의사소통하기 위한 실용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 응답자의 약 72%는 부모의 영어 구사력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 ‘부모 자식간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서’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가 미국 사회와 소통할 때 자신들이 통역을 해줘야 하는 조력자라는데 대해 강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진행한 두 연구자들은 “우리 10대 청소년들이 실질적인 면에서 부모 세대의 영어 구사력에 대해 진지한 염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또 대학 진학등으로 집에 머물 수 없을 때 영어에 서툰 부모님을 도울 수 없다는데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도 교수이자 TESOL/ESL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이은미 박사는 “한인 이민자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녀의 사회적 성취에는 지나치게 집중하는 반면 자녀와 부모간 대화의 질을 향상시키거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에는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감대 형성에 필요한 언어 소통이라는 면에서 볼 때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 만큼 부모 세대의 영어 교육에 대한 노력과 투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승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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