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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셉션' 매료된 팬들 "논쟁 즐거워", "열린 결말 실마리 찾아라"…재관람도

Los Angeles

2010.08.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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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둘러싼 해석 1·2·3
①꿈의 여정 무사히 마무리 했다
②여전히 꿈속에 갇힌 림보 상태
③주인공에 생각 주입 위한 작전
영화 '인셉션'(Inception)을 둘러싼 영화팬들의 즐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복잡다단하면서도 지극히 탄탄한 이야기구조 결말에 대한 각자의 무수한 예측을 허락한 열린 결말 덕에 '인셉션'을 보다 정확하고도 세밀하게 이해하고자하는 관객들이 끊임없이 영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 나가는 것. 여러 단계에 걸쳐 다른 사람의 꿈에 접속 생각을 훔치거나 주입시킨다는 '인셉션'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완벽한 짜임새의 이야기구조에 매료된 전 세계 영화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 속 꿈의 구조를 정리한 그래프나 결말 시나리오 6종 세트 감춰진 디테일들에 대한 Q&A 등 다양한 분석을 쏟아 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열린 결말에 대한 실마리를 잡기 위해 반복 관람도 불사하는 관객들마저 늘어나고 있다.개봉 한달여만에 전세계 흥행수입 5억 63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물론 개봉 5주차인 현재도 북미지역 3100여개 개봉관수를 유지하며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이들의 공이 크다.

'인셉션'의 열린 결말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관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영화팬들은 또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영화를 완성시키고 있다. 단순하고 수동적인 영화관람이 아니라 적극적 능동적으로 콘텐츠의 일부가 되는 새로운 방식의 관람 형태다.

영화팬들에게 극도의 '지적 유희'를 선사해주는 '인셉션'의 열린결말을 둘러싼 치열하고도 즐거운 논쟁은 어떤 것일까.

영화 '인셉션'을 둘러싼 결말 해석은 크게 '노멀 엔딩'이냐 아니냐로 나뉜다.

노멀 엔딩설은 가장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영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관객들의 해석이다. 주인공 코브는 모든 꿈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 꿈 속에 갇혀 있는 상태인 '림보'에서 사이토와 코브가 동시에 깨어났으며 사이토의 도움으로 코브는 집에 돌아와 그토록 그렸던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 된다. 마지막 장면에 쓰러지지 않고 돌고 있는 토템은 그저 감독의 작은 익살이었을 뿐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영화를 보다 세밀하게 관찰한 팬들은 코브의 손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결혼 반지의 존재 유무를 놓고 노멀 엔딩설에 힘을 싣는다. 주인공 코브가 영화 속 현실 장면엔 반지를 끼지 않고 등장하는 반면 꿈 속 장면엔 반지를 끼고 등장하는데 엔딩 장면을 주의깊게 관찰하면 반지를 끼지 않고 있다는 것. 초기작부터 주인공들의 손과 소품을 통한 의미심장한 디테일 전달을 즐겨해왔던 놀란 감독의 특성상 이는 그냥 지나칠만한 일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결국 반지를 끼고 있지 않은 코브의 손으로 미루어 볼 때 마지막 장면은 코브가 현실에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게 확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주인공 코브가 여전히 꿈 속에 갇힌 림보 상태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집으로 돌아가 만난 코브의 아이들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라지 않은 모습 그대로였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토템에 집착해왔던 코브가 이를 무시한 채 아이들에게 달려가는 모습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코브는 자신이 꿈 속에 갇혀 있는 상태임을 알면서도 그 안에 안주하는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림보에 갇혔던 사이토가 코브만 총으로 쏜 채 자신은 계속 꿈 속에 남아있길 선택했고 때문에 현실로 복귀할 가망이 없어진 코브는 하는 수 없이 자신의 림보로 돌아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셉션은 실은 주인공 코브의 머릿 속에 생각을 주입시키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모든 것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위를 위해 장인인 마일즈 교수가 꾸민 또 다른 인셉션 작전이었다는 것.

마일즈 교수는 영화 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축가 아리아드네를 코브에게 소개해 준 장본인이다. 아리아드네는 끊임없이 코브의 과거와 죄책감에 대해 물고 늘어진다. 그녀는 코브의 꿈에 접속한 유일한 사람이자 코브의 토템이 작용하는 것을 본 단 한 사람이기도 하다. 즉 마일즈 교수가 아리아드네를 통해 코브의 꿈에 접속 아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아리아드네라는 이름이 미로 속에 갇힌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테세우스에게 실뭉치를 건내줘 위험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도와준 크레타 공주에게서 나왔다는 점으로 미루어 이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이 밖에도 모든 것이 주인공 코브의 일장춘몽이었다는 허무주의적 결말 감독이 관객들을 대상으로 이 모든 생각 즉 의심을 주입한 것이라는 일종의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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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Trip Movie 5

'인셉션'(Inception)과 같이 인간의 마음과 심리를 기초로 한 실험적 상상력을 발휘해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른바 '마인드트립'(Mind-Trip) 영화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AP가 최근 선정한 베스트 '마인드트립' 영화 5편을 소개한다.

◆매트릭스(The Matrix.1999)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영화.
일반적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무시된 채 오직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의 뇌에 의해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매트릭스란 공간을 소재로 한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감각적 영상이 눈부시다.

◆머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2001)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작품. 교통사고로 인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리타와 할리우드 스타의 꿈을 안고 LA에 도착한 베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 퍼즐처럼 엇갈리며 기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1968)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비주얼적 정신적 충격을 함께 가져다 준 전설의 SF 영화. SF 영화의 출발점이자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거대한 우주와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가져다준다.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kovich.1999)
서류정리 사무원으로 직장을 얻은 꼭두각시인형 예술가인 크레이그 슈와츠가 우연한 기회로 배우 '존 말코비치'의 뇌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하게 된다.
다소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구석도 없지않지만 영화를 보게 되면 고유의 기괴한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메멘토(Memento.2000)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죽인 살인자를 찾기 위해 몸에 문신을 새겨가며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영화다. '인셉션'의 영웅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 두뇌 퍼즐식 구조를 가지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관객들을 완벽하게 요리한다. 놀란의 명성을 처음으로 알린 작품으로 동생인 조나단의 어린 시절 아이디어를 각색해 만든 작품이다.
이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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