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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의대보내기-4] MCAT, 이렇게 대비한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SAT 혹은 ACT를 꼭 봐야하듯 의대에 진학하려면 반드시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 시험을 치러야 한다. ‘엠캣’이라 발음하는 이 시험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고, 입학사정 과정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자.

미국의대연합회인 AAMC(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가 관장하는 이 시험은 매년 20여 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응시자는 일년에 3회까지 응시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오랜 경험에 의하면 일년에 2회 넘게 응시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으니 참고 바란다.

프리메드 과정에서 배운 과학 과목, 영어 독해 그리고 작문 능력 측정이 주 목적인 MCAT은 각 분야별 점수는 1~15점(만점)으로 매겨진다. 작문은 알파벳 J에서 T까지 11등급으로 분류하므로, MCAT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얘기는 과학 전 과목 만점인 45점에 작문 T등급을 받았다는 뜻이다. 대입 SAT와 마찬가지로 상대평가 방식의 채점이므로 시험을 보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성공적인 입시전략의 하나가 되겠다.

네 분야로 나뉜 시험과목 중 첫 분야인 Physical Science는 시험시간이 70분이며 물리와 일반화학에 관한 52문항의 객관식 문제가 절반씩 출제된다. 지원자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받는 분야다.

둘째 분야인 Verbal Reasoning은 60분이 주어지고 독해력에 관한 40문항의 객관식 문제가 출제된다. 지원자들의 평균 성적이 가장 낮은 분야이며,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셋째 분야인 Writing Sample은 60분이 주어지고 두 가지 주제에 관해 각각 30분간 에세이를 써야 한다. 알파벳으로 점수를 매기며 최저점은 J이고 최고점은 T다.

특히 동양계 지원자들은 Verbal Reasoning과 Writing Sample에서 백인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나쁜 편이다. 어려운 단어를 나열하며 화려한 문체를 자랑하려 하지 말고, 평이한 단어들을 쓰더라도 논리적인 전개가 돋보인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새겨두자.

마지막 분야는 지원자들 대부분이 가장 힘들어 하는 Biological Science다. 70분간 생물과 유기화학에 관한 52문항의 객관식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분야가 어려운 이유는 유기화학 때문. 하지만 유기화학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어려운 학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결코 낙담할 일이 아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네 분야로 나누어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MCAT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단일 과목은 영어다. 읽기와 쓰기로 나뉜 영어 과목의 성적은 지원자 전체를 통틀어 봐도 다른 과학 과목에 비해 점수가 낮은 게 특징이다. 특히 과학 과목에서는 백인 학생들에 비해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는 동양계 학생들이 유독 영어에서는 백인 학생들에게 뒤쳐지고 있다. 가정에서 본국어를 쓰는 경향이 강한 동양계 학생들에게는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일 수도 있겠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책읽기에 힘쓰는 방법과 단어 암기에 만전을 기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모두 효험이 있다. 의대에서 특히 이 Verbal Reasoning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의대 진학 후에도 가장 유용하게 쓰일 능력이 바로 영어 독해 능력이기 때문이다.

의대 첫 2년 동안은 강의실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독해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그렇게 힘들게 들어간 의대에서 방출되는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영어가 힘들다고 의대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과 유기화학이 힘들어서 의대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의 숫자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상담 일선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우의 수는 유기화학 때문에 포기하는 쪽의 비중이 더 높다. 그만큼 유기화학이 어려운 학문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자녀가 유기화학 공부를 힘들어 할 때 부모들이 줄 수 있는 선물은 있다. ‘누구에게나 유기화학은 어렵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 말과 함께 따뜻한 눈길 한 번 주는 것은 큰 용기와 위로를 줄 것이다.

“누구네 집 아이는 유기화학을 몇 점 받았다는데…” 하는 식의 비난은 자녀의 시험 준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에 대한 믿음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의대에 못 간 자녀는 괜찮아도 부모와 말하기조차 싫어하는 자녀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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