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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 칼럼] 기숙사에 자녀 보내기

Washington DC

2010.08.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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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완/진학 컨설턴트
요즘 대학가에 대학생 자녀들과 부모들의 ‘이별식’장면이 쉽게 목격되곤 한다. 대개는 자녀들의 기숙사 입주를 돕기 위해 천리길도 마다 않고 함께 온 부모들이 먼저 눈시울을 적신다. 아직도 품안의 자식 같은데, 그 어렵다는 미국 대학에서 잘 해낼지가 걱정이다.

지난 주말 필자도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아들의 짐보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몇시간인가를 달려 대학에 도착했다. 짐을 미리 챙긴다고는 했지만, 막상 기숙사에 도착해보니 추가로 사야 할 것들이 또 있었다.

예를들어 룸 밖에 공동으로 쓰는 냉장고는 있었지만 아들 방에는 따로 없어 저녁때 시원한 물이라도 한잔 편히 마시려면 작은 냉장고가 하나 필요했고, 또 (대다수의 대학이 그렇듯이) 이 대학 기숙사에도 에어컨이 없어 당장 선풍기는 꼭 사줘야 했던 것. 이밖에 구급약이나 익스텐션코드, 우산 등 깜빡한 물건들이 꽤 많았다. 가까운 마트에 갔더니 선풍기 등은 이미 품절되고 없었다. 멀리 떨어진 K마트까지 가서 물건을 사다 넣어 주었다.

기숙사에 입주한다고 꼭 한살림을 꾸려줄 필요는 없지만 비상시 필요한 것들인만큼 챙겨줄 수 밖에 없었다. 이래저래 하루종일 기숙사 주변에서 맴돌았다. 그렇찮아도 최근 미국 언론에서 ‘부모들의 대학 진학 자녀들에 대한 과잉보호’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런 것이 해마다 이맘때면 벌어지는 대학가의 풍경이다. 그러다보니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최근 이같은 ‘과잉보호 부모’들을 차단하기 위해 공식적인 이별 행사를 일부러 가졌다고 한다. 신입생들이 부모와 헤어져 교문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교문이 닫히고 부모들은 하는 수 없이 자녀와의 짧은 이별을 고하게 된다. 미네소타대의 경우도 신입생 부모들이 대학 환영 행사에 참석하는 동안 신입생들은 기숙사 방에서 룸메이트를 만나 부모들의 개입없이 방 공간을 나누는 협상을 진행하도록 했다. 새내기 학생들의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대학들이 내놓은 고육책들이다.

기숙사 입주와 관련해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학년이 올라 갈수록 기숙사 짐보따리가 작아진다는 사실이다. 신입생때는 미니밴 차량이 모자랄 정도로 짐이 많다가도 2학년 3학년이 되면 간단한 이민용 가방 하나에 컴퓨터 및 책 몇권이 고작이다. 막상 대학생활을 해보니 그리 많은 물건이 필요치 않더라는 것. 꼭 필요한 것은 구입해 쓰면 되고, 동료에게 빌려 써도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집을 떠난다고 해서 집에 있던 물건을 모두 기숙사로 가지고 갈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가볍게 그리고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가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잃어버리고 챙기지 못한 물건이 있다면 나중에 집에 들러서 가지고 가도 될 것이다.

미국대학의 기숙사는 대개 Residential College로 불린다. 이 곳에서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클럽생활을 한다. 기숙사에서 배우는 세상도 만만치 않으니 ‘기숙사 대학’으로 불리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대학이 신입생들에게 기숙사 입주를 의무화하고 있다. 친구들을 사귀면서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 나가라는 의미다.

또 학기초가 되면 Fraternities 등 클럽 멤버 모집이 러시를 이룬다. 특히 신입생때는 새로운 친구들과의 파티, 혹은 학교 주변 곳곳에 유혹의 손길이 많다. 이때 친구를 많이 사귀기 위해, 향수를 달래기 위해 마구 어울리다보면 학기말에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대학에 입학해서 좋으면서도 나쁜 것이 ‘자유’다. 결국, 대학생활의 성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활용하고 시간관리를 잘 하느냐가 관건임을 알아야 한다.

▷문의: 571-217-959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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